2010.10. 6.물날. 맑음

조회 수 891 추천 수 0 2010.10.18 01:11:00

2010.10. 6.물날. 맑음


“배추를 똑똑 누가 따버리네요.”
가보니 파낸 흔적도 없이 띄엄띄엄 없습니다.
“우리가 (배추모종을 심을 때)빼먹은 건 아니고?.”
여러 사람이 같이 일을 하고
주욱 살펴보기도 하였으니 그런 것도 아닙니다.
“며칠 전에도 그래서...”
그래서 다시 심었다지요.
그런데 또 같은 일이 벌어진 것입니다.
“노루라(노루야).”
마을 어르신들이 그럽니다.
이런!
그렇다면, 밤새 지키고 섰을 수는 없고,
울타리를 쳐야 하는 건가요?
겨울도 아닌데,
여기까지도 내려오는 그들을 어쩐다지요...

고추를 따내고,
닭장 뒤란 호박도 따내고 있습니다.
호박이 늦게 막 쏟아지고 있네요.
한가득 뜯어놓았던 고구마 줄기도
온 식구들이 다듬습니다.
세아샘이 와 있으니 자잘하게 할 수 있는 일도 늡니다.
고맙습니다.

밤이면 아주 쌀쌀해지는 이곳입니다.
아이가 달려와 끌어안으며 말합니다.
“아빠는 불쌍해.”
아이가 자주 들먹이는 말이지요.
“(멀리 있으니)이렇게 엄마를 끌어안지도 못하고
이렇게 맛있는 밥도 못 먹고...”
“네가 그랬잖아. 아빠가 불쌍할 게 무에 있어?
마누라도 있고 아이도 있고,
그러니 생각을 바꾸면(얼마든지 행복할 수 있다고)...”
“그런데, 그게, 쉽지가 않거든.”
그렇지요, 생각을 바꾸면 쉬운데,
바로 그 생각 바꾸기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요.

잠을 못자고 무리하면 꼭 일어납디다,
부주의로 벌어지는 일들.
오늘 좀 좁다 싶은 공간에 무리하게 주차를 하며
남의 차에 5센티미터 정도의 상처를 냈습니다.
새 차였지요.
주변에 아무도 없었습니다.
빨리 처리하면 좋겠는데, 전화를 받지도 않습니다.
몇 차례 연락을 했고,
전화를 받을 수 없다는 문자가 왔습니다.
나중에 전화해야지,
그렇게 밤이 돼서야 연결이 되었습니다.
“전에도 그 주차장에서 그런 적 있었거든요.
차를 화악 긁어놓고 누가 가버린 거예요.
그런데 또 이런 일이 있고...”
같은 경험이 있었던 차주는 많이 속상해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며 연락을 해줘서 고맙다 했지요.
“그냥 가지 뭘...”
누가 그런 농담도 했지요.
착해서라구요?
아닙니다, 그냥 그래야 하는 거기 때문이었습니다.
우리 삶에 그래야 하는 그런 거,
선악의 문제도 아니고 그냥 그래야 하는 것들이 있지요.
그런 걸 상식이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지요.
상식이 통하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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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6.물날.따스함. <운동>


어제부터 계속 아침 7시에 일어나서 씻고 내려와서 국선도 기본동작(아침수련)을 한 후 자전거를 타고 마을 회관에 가서 파도타기, 활차머신 등 운동기구를 10분 하고 나서 아침밥을 먹는다.
(...)

(열세 살, 류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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