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0.10.해날. 맑음

조회 수 929 추천 수 0 2010.10.26 21:27:00

2010.10.10.해날. 맑음


“울어머니 살아실 적 우렁쌈밥을 좋아하셨는데...”
어머니가 산소통을 잠시 떼고 있을 때
벗이 하루는 어머니를 모시고 곤지암쪽으로 밥을 먹으러 갔답니다.
거기 상 위에 황태구이가 나왔더라나요.
“옥샘 그거 좋아하잖아.”
싸다주고 싶더랍니다.
사람을 생각는 일이 그런 건가 싶습디다.
특히 먹는 행위는 얼마나 많은 기억을 동반하는지요.

뒤란은 곧잘 쓰레기더미가 되기 싶습니다.
보이는 곳을 중심으로 먼저 치우다보면
이것도 저것도 거기 쌓기 시작하고
결국은 손을 댈 엄두가 나지 않아 그만 흉물스런 장소가 됩니다.
큰해우소 뒤란 역시 수년을 그러하였습니다.
자잘한 공사가 있을 적마다
둘 데 마땅찮은 물건들이 쌓이기도 하여
더미는 어마어마하였지요.
한때는 어느 재주꾼이 잣나무 둘레에 평상을 만들어
바람 좋은 그곳이 최고의 여름 휴양소가 되기도 했는데 말입니다.
오래도록 여름날 좋았던 평상은
이제 세월을 업고 무너질 대로 무너져
더는 어느 구석도 제 몫을 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오늘 거기 대대적인 정리가 있었지요.
평상을 해체하고 못을 빼고,
쓰지 않는 양변기며 가장자리가 깨진 커다란 거울이며
이제 더는 쓸 수 없는 던져놓은 난로며
쌓여있던 공사 쓰레기들을 치우고...
삽질을 해서 땅까지 골랐더랬습니다.
"역시 일은 땀이 나야 좋죠!"
세아샘은 일지에 그리 쓰고 있었지요.

경기도 이천를 다녀왔습니다,
800장이 좀 넘어 되는 연탄을 가지러.
창환샘이 일을 한 적도 있던 그곳에서
난방을 바꾸면서 남게 된 연탄이라지요.
소식 일찍이 있었으나 트럭이 마땅찮아 가지 못하다가
마침 목수샘이 와서 일이 가능케 되었습니다.
더블캡이라 불리는 트럭으로 뒤에는 열한 줄에 열두 줄이 실리니
132장이 한단 높이입니다.
6단에다 가운데로 모아 나머지가 실리는 거지요.
그런데, 아차, 종대샘과 창환샘이 잘 실어 올렸는데,
일을 마치고서 바퀴를 보니 그만 차체에 닿아있지 뭔가요.
못 움직이는 거지요.
어쩌나요, 그 생각은 못했던 겝니다.
류옥하다 선수한테 전화를 걸어 연탄 1장의 무게가 얼마인지,
얼마를 실을 수 있겠는지 계산을 해보라 합니다.
그리고 다시 내려놓았지요.
그래도 차가 실을 수 있겠다는 양을 넘어
꾸역꾸역 500장을 올렸습니다.
“기름값도 안 나오겠어.”
창환샘이 자꾸 안타까워합니다.
“덕분에 이렇게 얼굴도 보고 그러는 거지.”
아픈 아버지를 홀로 모시고 사는 요즘의 창환샘,
마침 바람을 쐬러 가야겠다는 하루였다지요.
연탄을 실은 트럭을 먼저 보내고,
여주와 이천의 몇 곳 도자기가게에 들러
춤명상 소품이며 두어 가지를 챙겨 같이 왔습니다.

기락샘 한동안 정부출연기관 학술대회와
현지조사 및 각국 전문가들과 협력방안을 논의하는 회의가 있어
동남아일대 몇 나라를 돈다 했습니다.
하노이에 도착했다는 연락이 있었네요.
빠듯한 일정이 무리 아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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