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0.11.달날. 맑음

조회 수 964 추천 수 0 2010.10.26 21:27:00

2010.10.11.달날. 맑음


어제 와 하룻밤 묵은 창환샘도
수행모임에 함께 했습니다.
이리 사는 거 참 좋다는 생각 들었다나요.
언젠가 이웃해서 살기를 바랍니다.
“7일째예요.”
아이는 수행 이레가 되었다 합니다.
“이렇게 21일만 하면...”
습이 될 테지요.
그리고 마을회관 운동기구 앞으로 자전거 타고 나갔답니다.

이웃집에서 탱자가 왔습니다.
그 댁 울타리 탱자는 해마다 좋은 효소거리가 됩니다.
그런데 올해는 다른 마을 사람이 따가면서
얼마쯤 그 댁을 위해 남겼다는데,
그 댁에서야 그리 요긴한 물건이 아니라며
아침에 건너와 나눠준 것입니다.
하여 올해도 탱자효소를 담을 수 있게 되었네요.
고맙습니다.

어제 싣고 온 연탄을 내려놓았습니다.
“싣고 내리는 건 해줘야지 했지.”
마음씀이 고마웠습니다.
창환샘 돌아가는 편에
세아샘도 광주로 떠났지요.
세들어 살던 방을 일단 정리하기로 합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돈을 벌러 가야지 않을까 한다지요.
끊임없는 고민의 연속입니다.
사는 일이 무엔들 그렇지 않던가요.
어서 앉을 자리를 잡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곧 난로를 놓을 것입니다,
가마솥방을 시작으로 교무실에도 책방에도.
하여 오늘은 소사아저씨가 난로에 사포질을 하고 있었습니다.

기락샘은 하노이에서
라오스 비엔티엔으로 옮아간다는 연락이 들어왔습니다.
정부출연기관 학술대회와
현지조사 및 각국 전문가들과 협력방안을 논의하는 회의가 있습니다.
동남아일대 몇 나라를 도는 중이지요.

밥상머리에서 얼마 전에 본 오래된 영화 얘기가 나왔습니다.
존 N. 스미스 감독의 영화 <위험한 아이들>(Dangerous Minds, 1995).
무엇을 가르치는가는 얼마나 중요한지요.
그것은 어떤 세계관이 승리하느냐의 문제 아니더이까.
루앤 존슨이 문제아들 앞에 들고 온 시는 밥 딜런의 노래들이었습니다.
60년대 내내 저항적 메시지를 견지한 밥 딜런에게
이후 저항정신이 얼마나 빚을 지고 있던가요.
한 대의 기타와 꺼칠한 목소리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던 그였습니다.
바로 그 노래들은 딜런 토마스의 시를 달고 이어지지요,
밥이 토마스를 좇아 딜런을 자기 성으로 썼던.
‘위험한 아이들’에게 얼마나 적절하게 활용됐던 교재이던가요.
그들은 시를 통해 문법을 이해했고
그들의 흥미와 필요에 의해 수업은 확장되어 갑니다.
학문의 내용과 탐구과정이
학생들에게 이해될 수 있는 형태로 번역되고 있었고,
자아실현이라는 교육적 목표는 그렇게 달성되어갑니다.
어떤 선생의 말대로
우리는 두 갈래 길 앞에 서있지요, 가르치든가, 그만두든가!
나? 당연 아이들과 함께 할 것입니다.
(사실 뭘 가르친단 말인가요. 그저 열심히 살아갈 것입니다.)
그리고 밥 딜런의 노래를 아이들과 가끔 들을 테지요.
“무덤에 묻힐 땐 고개를 들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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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11.달날.추움. <4대강 사업이 강을 살린다고?>


엊그제 오마이뉴스에 ‘4대강 사업이 강을 살린다고?’라는 기사를 올렸다.
그러자 바로 조금 있다가 편집부에서 전화가 왔다. 어떤 계기로 글을 쓰게 됐나, 이게 네가 쓴 게 맞나 라는 질문을 했고, 맞다고 하자, 곧 정식으로 기사로 채택됐다.
첫날은 700명, 둘쨋날(어제)는 2000여명, 오늘은 3500여 명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그런데 어떤 보수 꼴통이 욕을 하고 가자 내가 이리 말했다.
“초등학생 애들이 뭘 안다고...
초등학교 때부터 저렇게 가르쳐 와서 지금 이 나라가 위기다.
전쟁 나고 김정일 밑에서 인권 유린 당하고
착취 당하고 먹지도 못하고 굶어 죽어 보면...
그 때는 이 아이도 알게 될까?
전교조의 교육이 이 나라의 미래를 망치는 구나!”

그래서 이렇게 댓글을 달았다.
“초등학생도 알건 알고 그런 만큼 할 말도 있죠
무엇보다 이건 우리들의 미래에 관한 이야기이고, 우리 권리입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그렇게 가르친 게 아니고, 현실이 그러니,
아이마저 이렇게 나서는 겁니다.
오히려 당신 같은 사람이 자꾸 북한은 나쁘다 하니까
북한이 우리를 더욱 적으로 생각하고, 결국 통일이 늦춰지는 겁니다!!!!!!!!!!!
전교조의 교육?
웃기지 마시나이다.
당신이 박정희나, 전두환이나, 노태우한테 그런 교육을 받아서
나라를 말아먹는 겁니다.
제가 보기에는 교육을 잘못 받은 건 당신입니다.
하여튼 보수꼴통 정권 때문에 이 나라가 망해간다니까~~~
오히려 이 대통령이 되고나서 이 나라 경제가 망해가지 않습니까?
정치도 그렇고...
글을 제대로 본 건 맞습니까?
자꾸 진보는 나쁘다는 편견을 버리고,
좀 눈을 떠 보세요!!!”

너무 흥분되고 기쁘다.

(열세 살, 류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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