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0.28.나무날. 맑음
영동 생명평화모임이 있는 날입니다.
여느 날이라면 아이도 읍내를 나오는 나무날이지요.
그런데 어제 읍내를 나갔다고 쉰다는 아이를
그러마 해놓고 나오고 보니 모임이 있네요.
버스를 타고 나오라 합니다.
정류장까지 데리러 갔지요.
그런데, 뒷좌석에 오른 아이가 그럽니다.
"아아아, 벌써 10월도 다 갔어, 한 해가 다 가버렸어.
시간이 너무 빨리 가, 한 것도 없이."
열세 살 아이가 말입니다.
"이런, 하다야, 꼭 뭘 해야 돼? 지금 좋잖아."
그래요, 지금, 좋잖아요.
꼭 뭘 해야 하나요?
생평모임.
이영현님 최아선님 손석구님 김종근님,
그리고 물꼬 식구들이 함께 했습니다.
“이 혹독한 된서리에 초토화된 가을이
이 우주의 자연스런 가을인가요,
아니면 한번도 일어난 적이 없었던,
인간 또한 견뎌낼 수 없는 한계치로 가는 가을일까요?”
어제 내린 된서리를 통해
지구의 마지막 시기에 정녕 인간은 무엇을 할 것인가,
결국 ‘존재’와 ‘희망’에 대한 이야기들로 자연스레 말이 이어졌더랍니다.
오늘의 발제는 김종근님의 <부도지>(박제상).
<환단고기>, <천부경>과 더불어
한민족의 상고사를 기술한 세 권 가운데 하나이지요.
지상에서 가장 높은 성 마고성에서 이야기는 시작합니다.
마고가 궁희와 소희를 낳고,
궁희와 소희가 천인들과 천녀들을 낳고,
선천의 시대와 후천의 시대를 건너 율려가 부활하고...
세상 어디에도 유래가 없는 건국신화라고 하지요.
그런데 그만 지소씨가 금단의 열매 포도를 먹고
'오미의 변'이 일어납니다.
본성이 하고자 하는 대로 살던 마고성에
처음으로 인위적인 금지법이 생기지요.
그러면 더 이상 우리는 천화(遷化)하지 못하고 썩게 되는 걸까요?
영영 마고성의 낙원으로 돌아갈 수 없는 걸까요?
“그 복본(復本)의 방법이 뭐죠?”
“전해져 오는 전통선도 수련법에 지감(止感),조식(調息),금촉(禁觸) 하라고...”
“감정을 그치고, 숨을 고르고, 부딪힘을 금하라?”
그래서 복분하여 천화하기를 소망하였더랍니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