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1. 8.달날. 비바람 지나다

조회 수 1025 추천 수 0 2010.11.16 17:33:00

2010.11. 8.달날. 비바람 지나다


간밤 후두둑거리는 빗소리에 잠을 깼습니다.
야삼경을 지나고 있었지요.

새벽비 계속 되고,
바람 산마을에 감기고 있었습니다.

단식을 끝내고 첫 끼니를 먹는 보식 첫날입니다.
아침, 달골에서 아침 수행을 하고 내려왔습니다.

은행을 줍고 공부도 하고 난로에 은행도 구워먹고
느릿느릿한 오전이었네요.

점심을 먹고 황간의 광평농장에 갑니다.
류옥하다 선수가 한 주 한 차례 머슴을 사는 곳이지요.
한동안은 가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아이는 밭을 나가 사과도 따고, 트럭과 포크레인을 운전했고,
저는 새참을 차려 나갔다가 손을 안댄 탱자 있어
줍거나 따서 한 아름 안아오기도 했습니다.
“어디에 쓰는 거야?”
맛난 효소로 나눠드려야지 했지요.
벼가 흉년이면 도토리가 풍년이라던가요.
다 먹고 살 길이 있도록 하는 하늘 뜻인 게지요.
한 말이면 많다 싶던 예년의 도토리가
같은 곳에서 예닐곱 말이나 나왔더라나요.
그걸로 묵을 쑤어 선물로 주셨더랬는데,
그걸 또 말렸다며 오늘 건네주셨습니다.
아이의 새경으로 닭도 열 마리나 실어주셨지요.
한참을 더 일해야 할 모양입니다요, 하하.

어제에 이어 어두워질 때까지 촬영이 있었습니다.
“점심 전에 끝내죠!”
“절대 못 끝납니다.”
정말 종일 이어지더군요.
오는 물날(11월 10일) 저녁 5시 35분,
에서 ‘사람과 사람’ 꼭지에 나온다 합니다.
잘 묵어간다 봉투도 건네셨지요.
환상을 심지 않을 만치, 그리고 잊히지 않을 만큼,
한 해 한 차례 정도 꼭 방송매체를 만나고 있습니다.
그간 많은 이들이 오갔지요.
그런데 먹고 자고 당연히 그렇게 떠나는 이들이 있었는가 하면
이네들처럼 이곳 형편 살피며 예를 갖추는 이들이 꼭 있습니다.
재작년 다녀간 김정훈 PD님만 해도
출장비로 온 공동체식구들 바깥음식도 먹이고
때마다 장도 봐서 들어오던 한 주였지요.
그들은 그렇게 또 우리들을 가르쳐주고 떠났답니다.

아, 자정 지나 눈발 날린다며 옥천 사는 벗이 문자를 보내왔습니다.
내다보니 정말 잠깐 풀풀거린 눈이었네요.
아침에도 계속 될까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
2514 2010.12.12.해날. 맑음 옥영경 2010-12-31 937
2513 2010.12.11.흙날. 맑음 옥영경 2010-12-31 1083
2512 2010.12.10.쇠날. 맑음 옥영경 2010-12-27 1112
2511 2010.12. 9.나무날. 맑음 옥영경 2010-12-27 1115
2510 2010.12. 8.물날. 눈 옥영경 2010-12-27 902
2509 2010.12. 7.불날. 날 매워지다 옥영경 2010-12-27 1346
2508 2010.12. 6.달날. 살짝 젖은 새벽 옥영경 2010-12-27 945
2507 2010.12. 5.해날. 맑음 옥영경 2010-12-22 1008
2506 2010.12. 4.흙날. 맑음 / 김장 사흘째 옥영경 2010-12-22 1027
2505 2010.12. 3.쇠날. 맑으나 바람 거친 / 김장 이틀째 옥영경 2010-12-22 964
2504 2010.12. 2.나무날. 야삼경 화풍이 분다 / 김장 첫날 옥영경 2010-12-22 1278
2503 2010.12. 1.물날. 맑음 옥영경 2010-12-22 901
2502 2010.11.30.불날. 비바람 부는 아침 옥영경 2010-12-22 1008
2501 2010.11.29.달날. 눈 내린 아침 옥영경 2010-12-22 1126
2500 11월 빈들모임 갈무리글 옥영경 2010-12-12 1145
2499 11월 빈들 닫는 날, 2010.11.28.해날. 젖었던 아침이 마른다 옥영경 2010-12-12 1039
2498 11월 빈들 이튿날, 2010.11.27.흙날. 비바람 지나는 한낮 2010-12-12 1008
2497 11월 빈들 여는 날, 2010.11.26.쇠날. 맑음 옥영경 2010-12-12 1264
2496 2010.11.25.나무날. 맑음 옥영경 2010-12-12 1674
2495 2010.11.24.물날. 맑음 옥영경 2010-12-12 970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