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1.20.흙날. 맑음

조회 수 1012 추천 수 0 2010.12.06 03:10:00

2010.11.20.흙날. 맑음


엊저녁 잠자리에서도 그러하더니
아침 눈을 뜨며 벗 하나가 내리 생각났습니다.
지난 초여름 만난 이래
줄기차게 좋은 글들을 옮겨주거나 일상의 단상들을 보내온 그였지요.
그런 건가 봅니다, 사람 관계가.
자꾸 자꾸 보이면 가까워지는 법이지요.

연탄재가 쌓이기 시작합니다.
겨울 속으로 더 깊이 들어간다는 말이지요.
오늘은 그걸 깼더랬습니다.

책방 들어갔다가 후미진 곳에서 책 하나를 뽑아들었습니다.
쭈그리고 앉아 펼쳐든 것은 대학 다닐 때 읽은 책이었지요.
“우리의 문화 일꾼들은 무한한 열정과 헌신으로 인민에게 봉사해야 하며, 결코 대중으로부터 분리되지 않고 그들과 혼연일체가 되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중의 요구와 희망에 따라 행동해야 합니다. 대중을 위한 모든 일은 대중이 요구로부터 비롯되는 것이지 어느 개인의 욕구에서 비롯되는 게 아닙니다. 설사 그 개인이 선의를 지니고 있다 해도 말입니다. 물론 경우에 따라서는, 대중이 객관적으로는 특정한 변화를 바라면서도 주관적으로는 아직 그 필요성을 의식하지 못해, 그 변화를 이룰 각오와 의지가 충분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럴 경우 우리는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야 합니다. 우리의 사업을 통해 대다수 대중이 그 요구를 의식하고 변화를 수행할 각오와 의지가 생겨나기 전까지는 그 변화를 실현하려 해서는 안 됩니다. 억지로 강행한다면 우리는 대중으로부터 유리될 것입니다. ... 여기에는 두 가지 원칙이 있습니다. 하나는 우리가 멋대로 상상하는 대중의 요구가 아니라 대중이 실제로 지니고 있는 요구입니다. 다른 하나는 우리가 멋대로 상상하는 대중의 희망이 아니라 대중이 실제로 품고 있는 희망입니다.”(‘문화 사업에서의 통일전선’(1944년 10월 30일), 마오쩌둥 선집 제 3권에서)
파울루 프레이리가 <페다고지>에서
왜 이 부분을 인용했던가를 되새겼지요.

<페다고지>를 찾아 꺼내었습니다.
“진정한 휴머니스트 교육자와 참된 혁명가에게 행동 대상은 사람들이 아니라 그 사람들과 함께 변화시켜야 할 현실이다. 억압자는 민중에게 지금 그대로의 현실을 주입하고 그에 적응하도록 만든다. 불행히도 혁명 지도부 역시 혁명적 행동에 대한 민중의 지지를 이끌어내려는 욕심이 지나친 나머니, 위로부터 아래로 향하는 은행 저금식 기법의 덫에 빠지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즉 그들은 농민이나 도시 대중에게 민중 자신의 세계관이 아니니 그들의 세계관에 일치하는 교육을 적용하려 하는 것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근본적인 목적이 ‘민중’을 자기들 편으로 끌어들이는’ 데 있는 게 아니라 민중의 잃어버린 인간성을 되찾기 위해 민중과 더불어 싸우는 것임을 잊고 있다. 민중을 끌어들인다는 말은 혁병 지도부의 어휘가 아니라 억업자의 어휘다. 혁명가의 역할은 민중을 획득하는 게 아니라 민중을 해방시키고 자신들도 함께 해방되는 데 있는 것이다.”
이리 바꿔볼까요,
교육자의 역할은 학생을 획득하는 게 아니라
학생을 해방시키고 교육자 자신도 함께 해방되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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