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2. 6.달날. 살짝 젖은 새벽

조회 수 945 추천 수 0 2010.12.27 11:30:00

2010.12. 6.달날. 살짝 젖은 새벽


낼 대설,
절기답게 큰 눈 내릴 거라는 소식입니다.
김장한 끝이라 마음 어찌나 든든한지요.

리영희 선생 별세(5일) 소식을 듣습니다.
당신의 책을 읽은 모두는 제자가 되었던 듯합니다.
참으로 밝았던 별 하나 져
이 땅을 사는 일이 덜컥 막막해집니다.
(펌)
‘상식이 범죄가 되는 사회, 우상을 깨고 이성을 깨우다
리영희 선생 별세, 진실 위해 싸운 선생의 한평생
지식이 범죄이던 야만의 시대에 자유와 책임 실천
“노병은 결코 죽지 않는다. 다만 사라져 갈 뿐이다.”
지난 5월 위중한 중에도 딸에게 구술한 <한겨레> 창간 22돌 격려 메시지에서 리영희는 더글러스 맥아더가 자신의 퇴임사에서 인용해 유명해진 이 19세기 말 풍자가의 한 구절을 떠올렸다. 그 말을 한 장군을 존경하진 않는다며 그는 “20여년 전의 상황과 같은 험난한 현실”이 다시 찾아왔는데도 “여러분과 동석하지 못함을 몹시 슬퍼한다”고 했다.
그가 ‘야만의 시대’라 했던 한국 현대사의 미몽을 깨운 ‘가장 영향력 있는’ 지식인(1999년 <연세대학원신문> 조사 등)이요, 그를 두려워하고 미워한 자들에겐 ‘의식화의 주범’이었던 리영희는 마침내 사라졌다. 그러나 그가 말한 대로 그는 결코 죽지 않을 것이다.’

초등 막바지에 한국을 떠난, 물꼬의 오랜 인연이 있었습니다.
유림이와 동준이.
벌써 10년도 넘어 된 일이라지요.
그 아이 올 겨울 한국을 다녀간다고,
드디어 품앗이일꾼으로 온다는 소식입니다.
물꼬가 자리 잡힌 것 같아 고맙다 했지요.
자신은 한 것이 없지만, 이라고 글을 맺고 있었습니다.
한 것이 없다니요.
그렇게 다녀간 아이들이, 그리고 그 숱한 품앗이일꾼들이
물꼬를 지금까지 끌고 왔습니다.
그리고 그 인연들이 다시 물꼬를 와서 역시 물꼬를 밀고 가고 있지요.
비록 이곳에서 학교를 다 다니지는 않았지만
자기들을 키운 곳이 물꼬였다 말하고,
살아가며 참과 거짓을 판별하는 순간을 만날 때
물꼬라면 어떻게 했을까를 생각한다지요.
고마운 일입니다.
더구나 자매간인 그들의 어머님 두 분은
물꼬의 큰 논두렁이셨더랬습니다.
지금도 학교 마당 한 켠에 서 있는 노란 오토바이도
당신들이 사준 것이었지요.
“여전히 물꼬는 원시적(스스로 선택한 삶이지)으로 살지만,
그 외관에 우리의 축적물이 있는 게 아니라
물꼬에서 함께 한 시간은 우리 삶에 하나 하나 쌓여
우리를 풍성케 하고 있단다, 그것이야말로 엄청한 축적물이지.
대해리 이 골짝의 겨울은 모질기도 하나
그런 마음들이 모여 따숩고 또 따숩다.
자고로 겨울은 추운 법이다.
그런 자연스러움을 삶에서 그대로 체득하며 사는 이 산골이지.”
밴쿠버로 돌아가는 날과 계자 일정이 좀 어긋지나 봅니다.
며칠이라도 얼굴보자 답글 보냈지요.

생일상이 있는 아침이었습니다.
3대가 모여 미역국을 먹었습니다.
뜻밖에 아끼는 제자 같은 품앗이샘으로부터 축하글도 받았습니다.
벗들의 축하와 읍내에서 온 와인도 즐거운 한 때 만들어주었지요.
고마운 날입니다,
누구에게라도 그럴 날일 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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