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2.18.흙날. 맑음

조회 수 1000 추천 수 0 2010.12.31 12:34:00

2010.12.18.흙날. 맑음


소사아저씨, 달골 둘러보러 올라갔다
겨울정치에 흠뻑 젖다 내려오셨더라지요.
달골 창고동 햇발동이 아주 푹 파묻혔더랍니다.
수몰된 마을처럼 눈에 그리 잠긴 산마을입니다.
상처 입은 짐승처럼 웅크리다 봄과 함께 일어나는 시간까지
둘러친 산은 우리를 어미마냥 핥고 또 핥아줄 테지요.
그래서 여기 삽니다!

촬영이 늦춰지는 게 고맙습니다.
사람 오고, 우리는 준비가 되어있지 않으면
서로 힘겨울 테지요.
어제부터 경인방송(OBS)의 ‘멜로다큐 가족’에서
류옥하다를 비롯해 이곳을 담기로 했습니다.
한참 전에 약조한 일이었지요.
환상을 심지 않을 만치, 그러나 물꼬가 잊히지 않을 만치,
그렇게 한 해 한 차례 1시간짜리 영상프로그램 하나!
그런 원칙을 가져왔습니다.
영향력이 너무 큰 한 공영방송의 프로그램 대신
우리가 우리 규모에 적절하다고 판단해 선택한 프로그램이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눈이 멎은 뒤 촬영팀이 들어왔으나
서로 익숙해지기 위한 얘기들만 나눈 채 돌아갔습니다.
여느 해라면 여기서 묵으며 촬영을 이어갈 터인데,
어깨통증에서부터 아주 꼼짝을 못하니
그니가 사정 헤아려 밖에다 묵을 곳을 마련한 게지요.
카메라는 낼부터 돌 것입니다.

간밤, 아주 혼이 났습니다.
그래도 달골이었음 조금 나았을 수도 있었을 텐데...
자정, 화장실 가는 길이 구만리였지요.
한 다리 넣고 쉬었다 다음 다리 넣고 한 팔 넣었다 다음 팔 넣고,
그리 겨우 겨우 옷을 챙겨 입고는
걸어가며도 한 발짝 움직이고 한번 쉬고 두 발짝 움직이며 또 쉬고...
오늘은 댓마 신씨할아버지가 건너오셨는데도
발딱 일어서서 맞지를 못할 정도였습니다.
“죄송해요. 제가 좀 다쳐서 꼼짝을 못해...”
척추교정기라도 한 것처럼 등을 뻣뻣하게 세우고
겨우 겨우 걸음을 떼고 있답니다.
아고, 겨울 계자 일로 여기 저기 글도 써서 보내야는데...

물꼬 상설학교에 다닌 적이 있던 한 친구가
홈페이지에 오늘 글을 남겼습니다.
다들 잘 살아가고 있는 거지요.
여기도 잘 삽니다.
힘들면 원망을 하게 되는 것도 사람살이라지요.
자주도 하는 말입니다만,
서로 잘 사는 게 돕는 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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