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2.19.해날. 맑음

조회 수 961 추천 수 0 2010.12.31 12:34:00

2010.12.19.해날. 맑음


눈 녹고 있습니다.
그렇게 살아지는 것이 삶이다 싶지요.
그래서 죽으란 법 없다는 말도 나오는 걸 겝니다.
길을 막고 섰던 눈이 금새 녹아내리고 있었습니다.

된장집 뒤란에 연탄재를 깝니다.
곳곳에 때는 연탄으로 재가 또 짐이더니
이렇게 얼어붙은 날이면 제 몫 단단히 해주지요.
어느 것 한 가지인들 쓰레기가 있겠는지요.

달골 오르는 막바지는 볕이 거의 들지 않으니
당연히 오래 얼어있습니다.
그래서 다른 곳은 다 나 몰라라 하고 시간에 기대더라도
끝의 휘도는 길은 꼭 눈을 쓸어주지요.
오늘은 기락샘과 류옥하다, 소사아저씨가 올라 눈을 치웠습니다.
쇠날부터 하기로 했던 OBS 다큐멘터리 촬영이
결국 오늘부터 진행되었는데,
PD님도 카메라를 놓고 삽을 드셨지요.
여기 지내시는 동안 그런 순간이 더 많지 싶데요.
“아비 없는 애도 아니고...”
지난 어느 한 때 촬영했던 아버지가 빠졌던 프로그램에서
아이가 내내 아쉬워라 하던 대목이더니
이번 주엔 마침 기락샘이 와서
카메라에 담길 수 있었네요.

달골을 오릅니다.
지난 불날 밤부터 견갑골 통증으로 걷기도 편치 않으니
아이가 어미 책가방이며 다 짊어지고 산길을 올랐습니다.
그런데, 앞서 가던 아이가 갑자기 막 뛰어갑니다.
창고동 앞에서 말이지요.
물소리입니다.
이 겨울은 그냥 넘기나 하였더니,
웬걸요, 어딘가 얼었다 터진 겁니다.
날이 얼어도 걱정이고, 그 날이 이렇게 푹해져도 걱정입니다.
헌데, 아이가 어찌나 발 빠르게 움직이던지요.
저라면 당황해서
머물고 있는 다른 어른들을 불러들이거나 했을 겝니다.
그런데, 물줄기를 찾아 잠글 수 있는 데며
차근차근 사태를 수습합디다.
“이렇게 하면 일단은 되겠어.”
아주 작은 틈새 하나 있었는데,
날 풀리면 사람을 부르거나 동관을 사와서 어찌 연결을 해보리라
미루었던 일입니다.
그런 일들은 꼭 이런 사태를 부르지요.
또 한 번 새기고 가는 공부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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