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구들이 많지 않은 물꼬의 올해 살림들을
바깥에서 여러 어르신들이 마음 쓰셨습니다.
겨울을 날 땔감과 김장이 걱정이라셨지요.
손 보태 달라 부르기를 기다린다고도 하셨습니다.
김장했습니다.
안에 있는 식구들끼리 되는대로 했습니다.
늦었지만 고맙게 잘 자라 준 배추와 무에다
이웃에서 유기농을 하는 광평농장이
배추 예순 여섯 포기와 무 두 자루를 더해
무려 400여 포기에 가까웠네요,
알이 찬 관행농 배추에 견주면 반도 아니 되는 양일 터이지만.
쇠날 저녁답에 시작하여 밤을 넘기며 새벽 4시까지 절였고
다음날 늦은 아침에 건지기 시작해서
바로 버무리기 시작했습니다.
흙날 저녁 대구에서는
물꼬의 전통음악 스승들이 여는 ‘젊고푸른명인전’이 기다리고 있었고,
다음 날은 함안에서 나무며 독이며 살림살이들을 좀 실어올 일이 있었지요.
식구들이 대구에도 달려가고 함안에도 무사히 다녀온 한 밤입니다.
11월 마지막 주말이 그리 정신없었더이다.
땅에 묻힌 꽉 찬 김치 오가리가
이곳의 겨울날을 배불릴 것입니다.
모다 고마울 일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