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16.해날. 꽁꽁

조회 수 1053 추천 수 0 2011.01.26 23:20:31

 

2011. 1.16.해날. 꽁꽁

 

 

부산은 96년 만에 만난 한파라 하고

서울은 10년 만에 가장 추운 날이었다 합니다.

서울 아침 기온이 영하 17.8도였다는데,

그럼 여기는 20도쯤 되려나요.

바람은 또 어이 이리 불어대는지요.

 

해거름에 각굴을 연탄난로 위에 올렸습니다.

곡주도 내오지요.

장선정샘이 계자 끝에 보내준 해산물들이 있었고,

겨울계자 마지막 밤 애쓴 샘들이 잘 먹었더랬습니다.

그리고 남겨진 상자였답니다.

바람 차고 천지가 얼어붙은 산골에서

불가에 앉아 창밖을 볼 수 있음도 고마울 일입니다.

 

계자에서 남긴, 옷방에서 나온 모든 빨래들이

마지막으로 세탁기에서 돌아갔습니다.

빨래 끝!

기락샘도 다시 서울로 올랐네요.

류옥하다랑 달골 가장 음지쪽 눈을 썰어주고 갔습니다,

다른 데 다 녹아도 거기 더디니.

제 삶터라고 채근하는 아이한테 등 떠밀려

삽질 무지 하다 갔네요.

 

미국인 친구 하나가 우리 계자 끝나기를 목 빼고 기다렸습니다.

부리나케 전화를 해왔고,

내일 보자 하였는데,

어, 샘들이 온다는 전갈입니다.

품앗이거나 이제 품앗이가 되는 샘들 몇

낼 들어오기로 하였습니다.

수년 간 보지 못했던 얼굴도 있고,

엊그제 다녀간 이도 있으며

내내 큰 일꾼으로 움직이다 지난 겨울계자를 오지 못해 애가 닳았던 이도 있으며

그들의 친구 하나 새로운 연을 맺으러도 옵니다.

기다리는 게 먼저일 겝니다.

벗에게는 며칠 날을 미루었지요.

그렇게 사람들이 나가고 드는 이곳입니다.

 

글에 대한 생각을 깊이 합니다.

기록적 글쓰기에서 수행적 글쓰기로 나아가야 한다 생각하지요.

자신이 나아지지 않는 글쓰기가 다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요.

좋은 세상을 위해 복무하는 글쓰기를 하겠다고 한

젊은 날이 있었습니다.

나는 그렇게 글을 써왔는가,

어느덧 글쓰기가 그만 그저 습이 되어버린 건 아니었나 모르겠습니다.

나를 단련하는 글쓰기여야 한다,

새해에 굳게 하는 생각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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