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17.달날. 맑음

조회 수 1144 추천 수 0 2011.01.26 23:22:32

 

2011. 1.17.달날. 맑음

 

 

“뭐?”

아이가 문을 두드리며 얼굴을 내밉니다.

뭐라도 쓰고 있을 땐 잔뜩 짜증 밴 얼굴로 응답하지요.

“일단 글(쓰던 문장) 다 쓰시고...”

“응, 됐어.”

“두 가지인데요,

 하나, 저한테 오늘 시키실 일이 있으신가요?”

“아니.”

“두 번째, 어머니가 한 번 안아주시면 제 삶이 풍요로워질 수 있겠사옵니다.”

하하.

아이랑 사는 일이 참 즐겁습니다.

‘무식한 울어머니’ 이런 손자 보며 자주 그러시지요.

“어데서 저런 게 나왔을꼬?”

그러게 말입니다.

이 아이 아니어도 우리의 아이들,

우리 어른들을 살게 하는 힘이겠습니다.

 

희중, 아람, 소연, 현제, 그리고 현제의 친구 재구가 첨 왔습니다.

직장생활을 시작하며 오지 못한 아람샘,

겨울계자 내내 애가 닳아

새끼일꾼들한테 당부 문자가 오고

제게 격려 글월을 보내고 했더랬습니다.

눈시울이 다 붉어졌더랬지요.

돈 번다고 와인까지 사들고 왔더랍니다.

소연샘은 세 해만에 본 건가요.

드디어 대학 신입생이 되었습니다.

비로소 집에 큰 소리치고 올 수 있었다 합니다.

새끼일꾼 현제도 두어해 만에 보았나요.

인사 겸 서로 얼굴도 볼 겸 벗에게 이곳을 소개도 할 겸

함께 왔습니다.

이제 고 3이 되는 그들입니다.

희중샘이 그들을 거느리고 왔지요.

고기도 사고 곡주도 사고

저들 먹을 것 죄 싸 짊어지고 왔습니다.

밤늦도록 참 많이도 놀았습니다.

이렇게 여유있게 모일 수 있는 날이 또 언제 오려나,

그리 아쉬워하며 말이지요.

산골 밤이 떠나가라 웃어대며

눈 위 고샅길도 걸었더랬습니다.

소중한 사람들입니다.

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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