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18.불날. 둥근달

조회 수 1077 추천 수 0 2011.01.26 23:24:32

2011. 1.18.불날. 둥근달

 

 

인사를 왔던 다섯 샘들이 떠났습니다.

저들 먹었던 자리라고

이른 아침 희중샘이 먼저 일어나 설거지를 다 해놓았습니다.

언제 봐도 훌륭한 청년입니다.

집안일을 도우며 새로이 남은 대학생활을 서울서 시작하게 된 그이지요.

오랜 상념의 시간을 정리해서 홀가분해진 그에게

응원을 보냅니다.

그리고, 아람샘도 소연샘도 현제도 재구도

자신의 길에 더욱 정진하길 바랍니다.

 

텅 빈 마당으로 눈발 날리는 오후였습니다.

계속 오려는지 마려는지 미적미적하는 듯하더니

저녁엔 멎었지요.

그 위로 달 밝기도 밝았네요.

보름입니다.

아이랑 그 달을 이고 오르는 산길,

아래서 불을 때며 하는 수행도 수행이지만

이렇게 날선 겨울밤을 가르며 걷는 일도 수행에 다름 아닙니다.

아이랑 날마다 하는 여행이기도 하지요.

 

우리가 산골에서 계자를 하는 동안

세상 곳곳에서도 삶은 계속되었을 테고,

심형래의 새로운 작품이 또 화제였던 모양입니다.

평론가들로부터 지탄을 받았으나

애국주의에 호소하며 잘 팔렸던 지난 작품 못잖게

이번 것도 여전히 관객수가 오르고 있다 했습니다.

그런데 그때도 한 미학자가 그 영화를 폄하하고 네티즌들로부터 폭격탄을 맞더니

또 한 차례 비슷한 소동이 일어났나 보데요.

네티즌들의 집단적 행태에 역시 또 말들이 많았나 봅디다.

재밌습니다.

붉은 악마의 선정주의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더니

이건 숫제 일관성이라고는 없는 일 투성이입니다.

영화, 그거 그냥 봐주면 안 되나요.

그냥 서로 상대의 견해를 인정하면 안 되는 건가요.

볼 사람 보고 안 볼 사람 안 보고 그러면 되는 거 아닐지요.

평론가들은 그들대로 평하고,

각자가 자기 입맛대로 하면 될 것입니다.

저는 지난 번 것도 보고 싶지 않았고

이번 것도 그리 내키지 않았습니다.

까닭은, 그 영화가 예술의 어떤 수준에 미치지 못해서가 아니라

다만 제 취향이 아니었기 때문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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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집 마루로 얼른 오르시옵기 >

 

지난 1월 17일부터 물꼬 누리집을 손보고 있습니다.

내부 작업이야 더 오래된 일이고

바램은 더욱 오래전의 일인데,

이제야 눈으로 드러나게 되었네요.

 

4년 여 물꼬의 오랜 침잠기를 벗어나며

집단장부터 하게 되었습니다.

“침잠기였어요?”

그리 되물어올 만큼

그간에도 아이들의 학교, 어른의 학교로서 꾸준히 걷긴 하였지요.

이제 기지개를 켜고자 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여전히 초라할지도 모릅니다.

문제는 ‘규모’가 아니고, 또한 ‘남(타인)’이 아니라

내적성찰과 확고한 신념 아닐까 싶습니다.

정말로 자신을 변화시키고,

나아가 아이들을 변화시키며

더 나아가 좋은 세상에 복무하고 있는가,

허리 꼿꼿이 세우고 뚜벅뚜벅 걸어 가려지요.

 

이전의 홈페이지(2003.2.5~2011.1.17)는 필요가 당장 눈앞이었던 지라

이곳저곳에서 짜깁기하여 뚝딱거렸더니

문제가 생기면 속수무책이었습니다.

최근 두어 해는 글이 마구 날아가고 있었지요.

스팸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습니다.

긴 시간 아무런 대가없이 기꺼이 관리를 맡아

임성균님이 애 많이 쓰셨습니다.

김민우님이 돕기도 하셨지요.

이어 노종대님이 마음을 내주고 계십니다.

모다 고맙습니다.

 

새집 마루에서 함께 도란거리길 소망합니다.

청안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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