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25.불날. 맑음

조회 수 1065 추천 수 0 2011.02.05 01:12:52

 

 

대해리는 어제 새벽부터 눈이 내렸더라 합니다.

남도에 있었던 터에

무주 가까워져서야 눈 내린 줄 알았던 게지요.

중부지방 폭설 긴급재난문자가 들기도 하더니....

좀 멎었다 늦은 오후 다시 그리 퍼부었던 거지요.

 

옥상 눈을 치웁니다.

소사아저씨랑 아이랑 올라가 삽질을 합니다.

얼었다 녹으며 흙집 쪽으로 물이 쏟아져 내리는 일을

몇 차례 경험하였더랬지요.

그런데 홈통에 언 물을 깨고 녹히느라

뜨거운 물을 붓다가 그만 소사아저씨 손이 데였네요.

아이가 들은 건 있어 급히 찬물을 찾았다는데,

없어 눈을 얹어 대처했더라나요.

서로 다치지 않고 아프지 않고 지내는 게

같이 사는 데 젤루 돕는 거던데,

잘 돌봐드려야겠습니다.

 

한국전력으로부터 전화가 들어왔습니다.

무슨 일이 있기에 갑자기 전기요금이 이리 많이 나왔냐는 물음이었지요.

계자가 있었다 하지만 너무 과도한 금액입니다.

누진요금까지 붙으니 어마어마한 크기입니다.

2009년도 11월에도 비슷한 금액이 있다는 확인입니다.

아, 흙집 벽체에 또 물이 새고 있었지요.

물이 실컷 데워져 그리 흐르고 있었는데,

언 날씨에 어쩌질 못해 날 풀리면 공사를 하리라 벼르고 있었던 일이지요.

그런데 봄 오려면 아직도 달포를 더 지나야 합니다.

다른 조처가 필요할 테지요.

머리를 싸맵니다.

얼까봐 쉬 더운물을 끄지도 못하고...

 

벗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긴 겨울이면 적도 가까이로 여행을 가는 그가

어찌 어찌 하여 올해는 한국에 남았고,

연락이 잦습니다.

“지난번에 내가 그 도서관에서 빌린...”

얼마 전 같이 두 곳의 도서관을 들렀고,

몇 가지 책과 DVD를 빌렸더랬지요.

제목은 생각이 나지 않지만,

케이스에 어떤 사진이 들어있고 주연배우가 누구누구인지

조목조목 말해왔습니다.

“그거 내가 빌린 건데...”

“아냐, 내가 빌린 거야.”

아니랍니다.

“그리고 그건 그 도서관이 아니라 다른 도서관인데...”

확인해보니 그가 너무나 확실하게 주장하는 기억과

사실은 전혀 다릅니다.

때로 우리가 너무나 선명하게 명백하게 기억하고 있는 것이

진실 혹은 사실과 아주 다르기도 하단 걸,

우리 기억을 때로 믿을 수 없기도 하단 걸,

잘 헤아려봐야겠습니다.

 

아이랑 오르는 밤 산길이었는데요,

미국의 한 거장 배우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그 영화에 나온 배우가 그 배우였어?”

작품마다 얼마나 다양한 색깔로 나오는지,

아이의 감탄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지요.

그래서 거장일 겝니다.

자기 분야에서 전문가가 된다는 것에 대한 즐거운 대화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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