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2.15-16.불-물날. 맑음

조회 수 986 추천 수 0 2011.02.28 11:47:39

 

 

표고장 뒤 마른풀을 정리하고,

운동장 가 포도나무에 가지도 치고 퇴비도 뿌리고,

그리고 목공실 안 물건들을 종류별로 분류했습니다.

 

한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서 지난해 12월 청소년계자에 들이닥쳤더니

다시 엊그제 전화에다 다음날 PD에 촬영감독까지 불쑥 들어오고,

어제 오늘 줄기차게 전화입니다,

PD까지 바꿔가며.

다른 프로그램 다 해도 그건 파급력이 너무 커서 안해야지 싶은데,

사람이 감당할 만큼 해야지 싶은데,

어느 순간은 그 힘에 슬쩍 편성하고픈 유혹도 느끼지요.

그러다가 우연히 그 프로그램을 보게 되었는데,

이런! 분위기가 너무 가라앉았더군요, 신파조라고나 할까요.

우리는 생기발랄하고 싶은데, 물론 내용마다 다를 수도 있겠지만,

정말 하지 말아야겠다 다짐하고 있답니다.

 

서울 왔습니다,

계자 끝내고 한번 걸음 하겠다는 걸 이제야.

기락샘이 서울 집을 떠나 대해리까지 들어오는데 5시간,

그러니까 오가는데 열 시간을 소요하지요.

그런데 예서는 물꼬살이 급급하다 대해리를 나가지 않으니

기락샘이 두 주마다, 혹은 주마다 움직입니다.

역까지 나가서 맞을 수도 있을 것을

아서라 아서라 한 사람이 힘든 게 낫지 하며

기락샘은 번번이 영동역에서 버스를 타고 마을로 들어옵니다.

2011학년도엔 달에 한 차례라도 아이랑 서울행을 계획합니다.

마침 서울에서 들어오는 강연들도 그때 할 참이지요.

 

15일 저녁, 아리샘을 만납니다.

특수학급 교사로 벌써 십년이 더 된 그이지요.

대학 신입생이던 아리샘이 물꼬에 발을 들인 뒤 참 오랜 시간이 흘렀습니다.

강의를 듣던 그였는데,

어느새 좋은 도반으로 같이 걸어가고 있지요.

여름방학에 장애통합캠프에 대해 머리를 맞댑니다.

그런데, 류옥하다 선수가 물었지요.

“아리샘, 결혼하셨어요?”

“아니.”

“그 좋은 결혼을 왜 안하셨대요?”

“네가 좋은 줄을 어찌 알어?”

어머니 아버지 보면 알 수 있다나요.

새벽 두 시 넘어되도록도 이야기가 수그러들 줄을 몰랐네요.

 

좁은 아파트에서 잠시 꼼짝거렸는데 해 훌러덩 졌습니다.

하루해가 참으로 짧습니다.

우리 생도 그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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