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신지요
수진이랍니다.
언니 통해서 아마 소식 들으셨을텐데
연락 드리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개강하고 무려 4학년을 맞이하고 나서야
이렇게 연락을 드리게 되네요. 건강하신거죠?
이번학기 설계 과제가
경복궁 옆에 있는 송현동쪽에 문화복합시설(?)을 설계하는거라서
그 주변 다니다가 생각난건데
물꼬가 가회동에 있었던 시절
이 있었잖아요.
정독도서관, 가회동 그 골목들. 그 동네들이요.
그 동네들과 이렇게도 인연을 맺고 있었다는 생각이 문득 들어
이것저것 뒤적대다가 이렇게 글 남깁니다.
시간이란 무서운 것이어서 제가 벌써 대학교 4학년이 되어버렸고
5학년까지 다녀야 되는 학년이니 졸업학년은 아닙니다만, 생각은 많아집니다.
시험기간에 시험이 하나밖에 없어서
그 주는 조금 널럴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에요
그 때면, 봄이 한창일때고,
아마 뵈러 내려갈지도 모르겠네요
연락드릴께요.
이제 친구들과 만나서
부모님들의 건강을 묻기 시작했어요.
건강하시죠?
뵐께요.
글은 수민이보다 네가 써야는 것 아닌가 싶다.
엊그제 순천향대 특강을 다녀왔는데,
거기 건축학과에 선배가 있다,
달골 건물들 설계도 해준.
대학시절 형은 시를 쓰기도 했는데,
공학도가 인문학적소양이 깊은건 큰 장점이지 않겠느뇨.
LP판으로 노래도 들으며 오랜만에 밤 기울도록 술을 마셨더랬네.
소식 들었다.
신명나게 살아 듣는 이가 다 즐겁더라.
수민의 독일프로젝트(?)에 아주 뒤로 넘어갈 뻔하였고,
떼거지로 늘 다녀가던 것들이 영화와 수민, 둘이 속닥허니 와서
오래 차를 마시면서도 좋았고나.
네가 마지막으로 다녀간 그때를 두고두고 아쉬워했더랬다.
늦도록 청소만 하다가,
그리고 저 혼자 어둔 고샅길들을 걷고 들어왔던 밤,
얘기 몇 마디도 못하고 네가 간 그때를.
소식이 늘 고맙다.
잘 지내고.
근데, 시험주간은 언제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