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9일 달날 아이들 집 댓말로 바꾸다

조회 수 1502 추천 수 0 2004.04.28 18:19:00

배움방에선 한땀두땀으로 주머니들을 하나씩 꿰차고(속옷집이랍디다)
오후엔 자갈을 마저 날랐지요.
학교 본관 건물 바로 앞에 부렸답니다.
류옥하다의 고물 세발 자전거가
어느새 들통 수레로 바뀌어져 있었지요.
정근이와 령과 류옥하다의 생각이었다데요.
새참을 먹고 에이자형 사다리에서 두 패로 나눠 가위바위보로 오르기를 했지요.
끊임없이 새로움이 쏟아져나오는 그들의 세상에
늘 입벌리는 어른들입니다.

대해리 웃마을 돌고개(석현)에다 잘 지어놓은 3층 건물,
그곳 3층에서 이번 학기 아이들이 살기로 하였더랍니다.
그런데 이사를 앞두고 첫 학기에 학교로부터 너무 떨어져있는 것이
아무래도 가시처럼 걸렸더이다.
발품을 팔아 마을에서 꼴새가 젤 그럴듯한 비어있는 집에
어찌 어찌 말을 넣어 쓸 수 있게 되었지요.
저녁 한데모임에서 두 집을 서로 견주어보고
어데서 살지 얘기가 길었습니다.
불편해도 가까이 살까,
멀어도 편리한 곳에서 살까로 좁혀지는 거지요.
경제적인 문제도 차이가 컸고.
게다 학교 뒤 댓말에 있는 집은 논밭도 딸려있으니
농사지어 먹어야 하는 우리로서는
놓치기 아까운 떡이었지요.
결국 아이들은 댓말로 생각을 모았고
어른들 하루재기에서도 같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오래 비어있던 곳이고 좁아서 심란하기 이를 데 없으나
살기로 하면서 어데고 집이 아닐런지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sort 조회 수
6598 2024. 3. 7.나무날. 맑음 옥영경 2024-03-28 442
6597 2024. 3. 6.물날. 흐림 옥영경 2024-03-28 442
6596 2024. 3. 5.불날. 비 그치다 / 경칩, 그리고 ‘첫걸음 예(禮)’ 옥영경 2024-03-27 432
6595 2024. 2.11.해날 ~ 3. 4.달날 / '물꼬에선 요새'를 쉽니다 옥영경 2024-02-13 738
6594 2024. 2.10.해날. 힘찬 해 / 설 옥영경 2024-02-13 525
6593 2024. 2. 8~9.나무~쇠날. 맑음 옥영경 2024-02-13 469
6592 2024. 2. 7.물날. 어렴풋한 해 옥영경 2024-02-13 478
6591 2023학년도 2월 실타래학교(2.3~6) 갈무리글 옥영경 2024-02-13 421
6590 실타래학교 닫는 날, 2024. 2. 6.불날. 비, 그리고 밤눈 옥영경 2024-02-13 489
6589 실타래학교 사흗날, 2024. 2. 5.달날. 서설(瑞雪) 옥영경 2024-02-13 438
6588 실타래학교 이튿날, 2024. 2. 4.해날. 갬 / 상주 여행 옥영경 2024-02-11 451
6587 실타래학교 여는 날, 2024. 2. 3.흙날. 저녁비 옥영경 2024-02-11 437
6586 2024. 2. 2.쇠날. 맑음 옥영경 2024-02-11 436
6585 2024. 2. 1.나무날. 맑음 옥영경 2024-02-11 445
6584 2024. 1.31.물날. 안개 내린 것 같았던 미세먼지 / 국립세종수목원 옥영경 2024-02-11 435
6583 2024. 1.30.불날. 맑음 옥영경 2024-02-11 438
6582 2024. 1.29.달날. 맑음 / 그대에게 옥영경 2024-02-11 401
6581 2024. 1.28.해날. 구름 좀 옥영경 2024-02-11 412
6580 2024. 1.27.흙날. 흐림 / 과거를 바꾸는 법 옥영경 2024-02-08 449
6579 2024. 1.26.쇠날. 맑음 / '1001' 옥영경 2024-02-08 450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