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9일 달날 아이들 집 댓말로 바꾸다

조회 수 1494 추천 수 0 2004.04.28 18:19:00

배움방에선 한땀두땀으로 주머니들을 하나씩 꿰차고(속옷집이랍디다)
오후엔 자갈을 마저 날랐지요.
학교 본관 건물 바로 앞에 부렸답니다.
류옥하다의 고물 세발 자전거가
어느새 들통 수레로 바뀌어져 있었지요.
정근이와 령과 류옥하다의 생각이었다데요.
새참을 먹고 에이자형 사다리에서 두 패로 나눠 가위바위보로 오르기를 했지요.
끊임없이 새로움이 쏟아져나오는 그들의 세상에
늘 입벌리는 어른들입니다.

대해리 웃마을 돌고개(석현)에다 잘 지어놓은 3층 건물,
그곳 3층에서 이번 학기 아이들이 살기로 하였더랍니다.
그런데 이사를 앞두고 첫 학기에 학교로부터 너무 떨어져있는 것이
아무래도 가시처럼 걸렸더이다.
발품을 팔아 마을에서 꼴새가 젤 그럴듯한 비어있는 집에
어찌 어찌 말을 넣어 쓸 수 있게 되었지요.
저녁 한데모임에서 두 집을 서로 견주어보고
어데서 살지 얘기가 길었습니다.
불편해도 가까이 살까,
멀어도 편리한 곳에서 살까로 좁혀지는 거지요.
경제적인 문제도 차이가 컸고.
게다 학교 뒤 댓말에 있는 집은 논밭도 딸려있으니
농사지어 먹어야 하는 우리로서는
놓치기 아까운 떡이었지요.
결국 아이들은 댓말로 생각을 모았고
어른들 하루재기에서도 같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오래 비어있던 곳이고 좁아서 심란하기 이를 데 없으나
살기로 하면서 어데고 집이 아닐런지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6494 2009. 7.13.달날. 지난 밤 큰비 다녀가고, 두어 차례 더 옥영경 2009-07-30 2029
6493 2005.10.29.흙날.맑음 / 커다란 벽난로가 오고 있지요 옥영경 2005-11-01 2026
6492 2007.11.10.흙날. 썩 맑지는 않지만 / 지서한훤(只敍寒暄) 옥영경 2007-11-19 2022
6491 6월 28일, 그럼 쉬고 옥영경 2004-07-04 2022
6490 12월 21일 불날 맑음 옥영경 2004-12-22 2019
6489 아흔 다섯 번째 계자, 6월 25-27일 옥영경 2004-07-04 2019
6488 39 계자 엿새째 1월 31일 옥영경 2004-02-01 2019
6487 6월 15일, 야생 사슴과 우렁각시 옥영경 2004-06-20 2017
6486 불쑥 찾아온 두 가정 2월 19일 옥영경 2004-02-20 2009
6485 2011. 1.22-23.흙-해날. 맑음, 그 끝 눈 / ‘발해 1300호’ 13주기 추모제 옥영경 2011-02-02 2007
6484 2008. 5.4-5. 해-달날. 비 간 뒤 맑음 / 서초 FC MB 봄나들이 옥영경 2008-05-16 2006
6483 10월 13일 물날 맑음, 먼저 가 있을 게 옥영경 2004-10-14 2006
6482 2005.12.19.달날.맑음 / 우아한 곰 세 마리? 옥영경 2005-12-20 2005
6481 대해리 미용실 옥영경 2003-12-26 2005
6480 <대해리의 봄날> 여는 날, 2008. 5.11.해날. 맑으나 기온 낮고 바람 심함 옥영경 2008-05-23 2004
6479 2014. 7. 6.해날. 낮은 하늘 / 이니스프리로 옥영경 2014-07-16 2003
6478 125 계자 이튿날, 2008. 7.28.달날. 빗방울 아주 잠깐 지나다 옥영경 2008-08-03 1994
6477 6월 7일, 성학이의 늦은 생일잔치 옥영경 2004-06-11 1993
6476 2005. 10.23.해날.맑음 / 퓨전음악 옥영경 2005-10-24 1990
6475 5월 25일 불날, 복분자 옥영경 2004-05-26 1988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