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 오셔요,
여기는 대해리.
이른 아침 잠을 깼습니다.
서울서도 서둘러 아침을 열고 있겠다 싶습니다.
어제는 올 들어 처음으로
무논에서 개구리가 울었습니다,
저녁이 내리는 온 산마을을 채웠습니다.
퍼뜩, 아, 아이들이 오는구나,
마음 가득 기쁨 번졌습니다.
오늘은 청명입니다.
논 가래질도 이즈음하고,
봄 오기를 기다리며 겨우내 미루었던 일들을 하기 좋다는 날입니다.
좋은 날 좋은 손님들을 맞게 되어
느꺼운 마음 더욱 큽니다.
강유진, 강다운, 김유진, 김다현, 민승기, 민하은, 박여해, 윤가야,
오선재, 장진하, 편해수, 현홍준,
그리고 안준환 샘, 박희진샘, 여희영 샘,
버선발로 마당을 내려서겠습니다.
둘러친 산을 열고 살구나무와 소나무 사이를 잰걸음으로 오셔요,
목 빼고 기다린다지요.
2011. 4. 5. 불날
자유학교 물꼬 드림
아이들 자전거와 짐을 실은 화물차가 먼저 닿았고,
곧 승합차로 한 무리가 대문을 들어섰으며,
머잖아 기차에서 버스를 갈아타고 나머지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저녁 밥상 앞, 가마솥방이 오랜만에 꽉 찼더랬지요.
11시도 훌쩍 넘어서야 아이들이 잠들고,
비로소 샘들이 씻는 소리 들립니다.
빛나는 한 학기가 될 것을 믿습니다.
여기는 달골 햇발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