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3.27.해날. 맑음

조회 수 1114 추천 수 0 2011.04.06 23:23:47

 

 

바람 없길래 ‘되살림터’로 좇아갑니다.

태울 쓰레기에 불 붙인지도 오래입니다.

비 내리면 내릴 때, 맑을 땐 맑을 일이, 눈 내리면 내려서,

바람 불 땐 못한 일 이렇게 바람 접었으니 하는 거지요...

그렇게 날씨가 관장하는 산골살이입니다.

 

소사아저씨와 기락샘은 숨꼬방 옆 나무를 정리하고,

아이들을 데리고 간장집 마당 풀을 뽑았습니다.

올해는 풀보다 먼저 땅을 잡을 수 있으려나요.

서두른 일정에도 갈무리글까지 쓰고,

서둘러 빵을 구워 핫코코랑 잼이랑 과일을 냈더랍니다.

 

점심을 먹은 뒤, 이번 빈들모임에 오마하고 오지 못했던

옥천의 전영호님이 중 2 혜린이랑 같이 왔습니다.

류옥하다 선수랑 간장집 앞마당 풀을 마저 뽑던 중이었는데,

덕분에 다과를 놓고 잘 쉬었더라지요.

언제부터 와보고 싶다던 혜린이는 그렇게 이곳을 다녀갔습니다.

잇고 또 잇는 연들이 늘 신비롭고 고맙습니다.

 

영향력이 큰 한 중앙방송 다큐멘터리 제작팀의 촬영의뢰는

네 번째 PD로 이어져 여러 차례의 전화와 문자가 오갑니다.

화요일 밤까지 결정을 해야 하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편치 않은 때입니다.

“우리가 저쪽 형편을 살펴줄 때가 아니다.”

기락샘의 강력한 의견이었지요.

안 한다 마음 단단히 먹으니

재밌는 시간이 될 수도 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들만큼

몇 달을 말이 오가니 정이 다 들었던가 봅디다.

 

아래는 빈들모임 갈무리글입니다..

괄호 안에 ‘*’표시가 있는 것은 옮긴이가 주(註)를 단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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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네 살 류옥하다:

  이번 빈들모임은 웬지 사람이 안보였다.

  원래는 김수상씨네, 전영호씨네, 옥천 가정, 부선이가 오기로 했는데,

  김수상씨는 아들이 고열에 걸려 못 오시고, 전영호씨네와 옥천은 사정이 있어 못 오시게 되었다.

  덕분에 이번 빈들은 부선이, 옥샘, 나 이렇게 셋이서 단촐하게 보내게 됐다.(* 소사아저씨와 기락샘도 있었음)

  그런데 부선이 어머님 헤어스타일이 ‘군인머리’로 바뀌었다. 그걸 보고 옥샘과 난 한참 웃었다.(비웃는 건 아니다.)

  점심을 먹고 우린 파밭을 갔다. 부선인 이 일을 거의 안 해보았을 텐데 의외로 무지 잘했다.! 역시 성격이 반영된 것이다.(씨크하고 깔끔한 성격)

  사람은 역시 봄볕을 쬐야 한다. 봄볕을 쬐면 기분도 좋고, 그동안의 스트레스(예를 들면 요새 애를 좀 먹이는 사람이 있다)가 확 풀린다. 좋다.

  한낮에 우리는 김천에 차를 덖는 집에 갔다. 거기는 각종 차(뽕잎차, 표고차, 감잎차, 감꽃차)들이 있었다. (난 역시 감잎차가 좋다.)

  저녁은 월남쌈을 먹었다. 한 쌈, 두 쌈, 네 쌈, 열쌈, 스무쌈,.. 얼마나 먹는지도 모르고 마구 먹었다. 너무 맛있었다.

  저녁에는 부선이와 <월-E>, <슈퍼배드>(*대드?)를 봤다. 의미는 없지만 재밌었다.

  둘째날, 3월 27일 해날. 아, 벌써 부선이가 간다. 1박 2일은 너무 짧다. 그래도 잠깐 놀긴 좋은 시간이다.

  빈들에서 좋은 추억 하나 만든다. 난 ‘20층 옥상’에서 걸어 내려올 것이다.(* 잘 놀았던, 행복했던 기억이 사람을 살린다. 사는 게 너무 힘들어 자살을 위해 20층 옥상에 오른 이를 뛰어내리지 않고 결국 계단으로 다시 걸어 내려오게 하는 것이 바로 그 힘이다.; 청소년계자에서 했던 강연을 듣고서 하는 표현)

 

중 1 강부선:

3/27 물꼬에서 빈들모임을 열었다. 그러나 신청자(*신청은 옥천의 두 가정, 대구의 한 가정이 더 있다.)가 나 한 명뿐이었다.(신기하게도)

덕분에 나는 하다와 옥쌤과 함께 지내게 되었다.

3/26 새벽부터 일어나 준비를 하였다. 바로 물꼬에 가기 위한 준비였다.

나는 물꼬에 도착하기 전까지 엄마와 함께 차를 타며 고속도로를 탔다.

중간에 아침을 먹으러(아침이라고 해도 라면과 김밥을 먹은 정도) 칠곡(상) 휴게소에 멈춰섰다.

그렇게 아침을 대충 먹고, 화장실도 들락거리면서 시간을 보내고 다시 물꼬로 출발하였다.

물꼬에 도착하자 먼저 쫄랑이와 장순이가 계속 ‘멍, 멍’거리며 짖고 있었다. (정말 시끄러웠다.)

엄마가 옥쌤과 만나자 옥쌤이 울엄마 머리스타일을 보며 깜짝 놀라셨다. (스포츠머리로 깎으셨다.)

하다도 마찬가지. 머리스타일이 왜 그러냐며 웃고 떠들었다.

엄마는~ 결혼식이 1시에 있어서 (엄마 친구 결혼임. 오해말기!) 먼저 떠나고 동시에 작은 할아버지(*젊은 할아버지)의 생신파티를 열었다. 그러고 나서 냉이를 캐러 간장집에 올라갔다. 냉이냄새가 제법 맛있었다.

냉이를 한 바구니 캐고... 그 다음은 생각이 않난다.한낮, 차를 직접 덖는 집으로 가보았다. 거기에는 감잎, 감꽃, 뽕잎, 쑥 등 제법 다양한 차들이 있었다. (이 중에서 내가 젤 좋아하는 차는 뽕잎차이다.) 우리는 차와 표고버섯 덖은 것을 같이 먹었다. 솔직히 나는 표고버섯을 싫어하는데 의외로 덖은 것은 맛이 있었다!

6시 넘어서 학교에 돌아와 저녁은 월남쌈으로 해먹었다. 재료는 라이스페이퍼, 오뎅, 계란, 맛살, 사과, 배추, 그리고 파인애플 통조림 과일!(소스는 제외! 내가 안먹어서) 배고플 때 싸먹으니 참 맛있었다.

밤에는 달골에 가서 월-E, 슈퍼배드를 보고 12시 넘은 3/27에 잤다.

 

3/27 아침 일찍 7시에 일어나 뒹굴다가 낙서하고 8시 30분쯤 나와서 학교로 향했다. 아침 먹고, 잡초를 뽑으러 또다시 간장집으로 갔다.

얼마쯤 뽑고 나자 점심시간/갈무리글 시간이다.

지금 내가 이 글을 쓰고 있는 시간이다.

오늘도 참 좋은 추억을 많이 가져간다. 역시 물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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