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1일 문열던 날 풍경 - 하나

조회 수 1601 추천 수 0 2004.04.28 18:22:00

“나는 왕기알의 가족들이 300여명이나 되는 손님들의 요구에 편안하고 품위 있게 대처하는 것에 놀랐다. 아침에는 모든 사람들에게 더운물과 비누와 수건을 주었다. (그들의 집에는 물론 수도가 없었다) 더운물은 매 식사 전에 제공되었다. 가족과 ‘파스푼’ 구성원들이 스물네시간 내내 릴레이로 음식준비를 했다. 아침식사는 간단하게 통밀빵과 버터차였다. 네 번째 날이 끝날 때에는 내가 그곳에 도착했을 때 부엌에서 보았던 산더미같은 버터와 통밀빵이 거의 다 없어졌다. 점심과 저녁은 푸짐했다. 거대한 솥에서 익힌 밥과 채소와 고기였다. 아무도 이렇게 세심하게 조직된 접대를 총괄하는 것 같지 않았다. 그러나 초라도 하나 다 타버리면 누군가가 바로 바꾸어놓곤 했다.”
< 오래된 미래 라다크로부터 배운다 >에서 헬레나 노르베리-호지는 이렇게 기록(제5장 안무받지 않은 춤)하고 있습니다.

약속한 2004년을 맞아 마침내 자유학교 물꼬가 상설학교로 문을 열던 삼월 삼짇날, 아침부터 다녀간 이들이 족히 500여명(주최측 추산 500, 경찰 추산 400)은 되었으리라 짐작해 봅니다. 그 많은 이들이 움직였는데 안내방송 하나 없이도 자연스레 무엇을 해야할지를 다들 아는 듯 했지요. 물론 넓지 않은 곳이어서도 그랬겠지만, 단지 그것만이 그 안무받지 않은 춤을 설명할 수는 없을 겝니다. 논두렁이자 품앗이인 분당의 한 고교 국어담당인 진익샘은 잔치란 게 어떤 것인지 알겠더라고 했다지요. (일을 준비한 이들이) 너나없이 움직이며 물처럼 흐름을 만들더라고 친구이고 논두렁인 희순샘이 그러더이다. 너무나 행복해들 하더라구요. 밥알모임 식구들이 큰 축을 잡고 가셨지요. 두고두고 갚을 은혜들이며 다음 밥알모임이 잘 배울 일일 테지요.
애쓰셨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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