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3.30.물날. 맑음

조회 수 1100 추천 수 0 2011.04.13 17:19:56

 

 

간장집 뒤란에 표고장을 만들고 있습니다.

닭장 옆 표고동이 이제 늙기도 하였고,

곧 이번학기에 이곳에 머물 아이들이 들어오면

밭뙈기도 더 있어야 하기 땅을 유용하기 위해서도 그러합니다.

아직 표고를 더 얻을 수 있겠는 나무가 있어

그걸 거둘 곳으로 간장집 뒤란을 정한 것이지요.

밭을 돌려짓기 위해서도 그렇습니다.

세 해나 고추와 감자를 같은 곳에서 지었더랬답니다.

 

오늘은 내부 이동도 있었습니다.

이곳에 오며가며 손발 보태주었던 목수샘이

대해리에서 본격적으로 농사를 업으로 삼기 위해

지난 가을께 물꼬로 짐을 싸서 들어왔고,

독립하기 전 달골의 오신님방에서 머물고 있었는데

아직 집을 구하지 못하긴 했으나

이번 학기 달골에 머물 아이들을 위해

오신님방을 비우고 고추장집으로 임시거처를 옮겼습니다.

다행히 고추장집 보일러를 고쳐

지내는 데 큰 어려움을 없게 되었지요.

집을 순조로이 구하고, 농사로 삶이 잘 자리 잡히기를 바랍니다.

 

한비자의 세난(說難)편은 군주를 설득하는 어려움을 다루고 있습니다.

逆鱗之禍(역린지화)가 거기 나옵니다.

“용은 상냥한 짐승이라 가까이 길들이면 탈 수도 있다.

  그러나, 턱 밑에는 지름이 한 자나 되는 비늘이 거슬러서 난 것이 하나 있는데,

  만일 이것을 건드리게 되면 용은 그 사람을 반드시 죽여 버리고 만다.

  군주에게도 또한 이런 역린이 있다.”

상대의 치부를 건드리면 결코 그를 설득 할 수 없음을 말합니다.

누구는 이 부분을 이리 해석했지요.

‘내가 어떤 의도로 말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 말을 상대방이 어떻게 받아들이는지가 중요하다.

아무리 이것을 ‘이것’이라고 말했다 해도 상대가 ‘그것’이라고 들었다면

그것은 ‘이것’이 아니라 ‘그것’을 말한 것과 같다.

이게 의사소통의 기본 원리이다.’

최근에 끄달리고 있던 문제 하나를 들여다보면서

오늘은 역린을 생각했더랍니다.

 

그리고 떠오른 또 다른 생각 하나.

“서로 아껴주면서 사는 거다.”

미국인 벗이 왔던 주말, 영화 <대부>에 대해 얘기 나누었더랬는데,

다녀간 뒤 몇 차례 대부의 장면들이 뜬금없이 떠오르곤 했습니다.

영화도 책처럼 장면보다 대사로 더 많이 남기도 하는데,

바로 그 대사가 이 영화의 주제였던 게 아니었나 싶데요.

서로, 아껴주면서, 사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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