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4월 10일 해날 들어와
12일 달날부터 흐름잡기에 들어갔댔지요.
요가와 명상으로 여는 ‘아침 해건지기’,
오전 세시간 공부(한시간은 외국어), 오후 세시간 일 혹은 마을어른 특강,
하루재기 혹은 한데모임이 있는 저녁, 해날 아침 ‘호숫가 나무’...
학교 문여는 날 잔치,
아이들은 저들대로 바쁘면서도 여전한 일상을 꾸렸지요.
저들끼리 손님맞이 청소부터 한바탕 하고
저 건너 산길 끝 마을이 다 내려다 뵈는 원두막에서
무대에 서기 위한 손말과 판소리 춘향가 가운데 추천가를 연습했더라지요.
돌아와선 작은 대동놀이와
일하던 어른들도 다 불러내 물꼬축구 한판,
점심 뒤엔 고기잡이 나섰더랍니다.
4시 잔치는 시작되었는데
그제야 우리는 세 마리 잡았던 물고기 풀어주고
옷 죄 젖어서 패잔병처럼 학교 대문을 들어섰지요.
옷 갈아입고 밥 먹고
언제 시작하냐며 무대 앞을 서성이다
드디어는 무대에 올랐던 거지요.
우리 잔치니까 우리가 뭐하도 하자고 한 준비였답니다.
저들이 하기로 한 거라 더 그랬겠지요.
잘하데요,
저들 잔치라고 잘도 합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