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에 벚꽃을 보는 것 만큼이나
선생님의 글을 읽는 재미에 푹 빠져
요즘은 매일 이 곳을 들어오게 되네요.
옥영경 교장선생님, 안녕하십니까?
강유진 엄마입니다.
유진이를 보내는 날 새벽에
눈물 콧물 훌쩍이면서 긴 편지를 써 주었더랬는데,
하루 하루 유진이의 빈방이 익숙해지면서
물꼬에서 유진이의 웃음 소리가 들리는 듯 합니다.
김치부침개를 좋아하는 유진이가
선생님이 해 주신 김치부침개를 얼마나 달게 먹었을까요?
사철 내내 포도를 좋아하는 유진이가
선재랑 같이 포도농장 계획을 말하면서 얼마나 신이 났을까요?
법륜스님이나 이현주 목사님의 강의를 좋아하는 유진이가
동네 어르신의 콩세알 강의를 들으면서 얼마나 감사하고 가슴 벅찼을까요?
글을 읽는 내내 유진이의 마음과 표정이,
이동학교 12명 아이들, 한 명 한 명을 향한 선생님의
따뜻한 사랑의 기운이 제 마음에도 스며들어 옵니다.
선생님의 지극하신 정성과 자유로운 물꼬의 기운으로
아이들이 훌쩍 커서 돌아오는 100일이 될 거라 믿습니다.
괜한 불안과 걱정이 조금씩 물러나고 희망과 기대가 일어납니다.
아이들의 일상을 함께 해 주시는 선생님께 깊은 감사 올리며
하루 하루 아이들과 더불어 활짝 웃는 날들 되시길,
서울에서 아이들의 빈자리, 낮은 기도로 채우겠습니다.
강유가 보기에도 애가 보실보실한데,
살이 여려 머리도 귀언저리도 봄볕에 빠알개졌더랍니다.
그것도 날이 가니 단련이 되는 건지 괜찮아졌네요.
강유 고것이 허당이 맞습니다.
감자 껍질을 처음 벗겨보았다던가, 껍질에 붙은 살이 더 많았더랍니다.
예서 처음 해보는 일들 투성이고
그래서 엉뚱한 결과를 그리 내놓고는 하지요, 하하.
정녕 고마운 시간입니다.
한없이 유쾌한 날들입니다.
잘 지내겠습니다.
가끔 서울 소식도 주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좋은 봄날 더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