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해건지기,
물구나무서기 1단계를 넘었고, 2단계도 넘었으며,
이제 3단계를 갑니다.
다운이와 진하가 무릎 펴는 게 되며
다형이가 몸이 좀 날렵하여 곧잘 오를 듯합니다.
되는 날 오리라 하지요.
어느 종가댁의 된장 으깨는 일에 손 보태고 돌아왔습니다.
제 눈에 뵈지 못한 아이들의 하루가 궁금하지요.
“종일 뭐 했다니?”
“회의에 또 회의요.”
어째 우리 사는 일이 이렇게 말이 난무해야하는 걸까,
그냥 자연스레 살기가 이리 어렵더란 말인가요.
“무에 그리 회의가 많대니?”
“그러게 말이에요.”
저들도 그리 말합니다.
지난 2주를 점검하는 시간도 가졌더라지요.
비 내리니 산골 하루도 그리 한갓졌더랍니다.
저녁 달골 오르는 길,
승기와 준이 우산으로 하은이를 톡톡 건드렸습니다.
기어코 울었지요, 하은이.
혼자 우산 없이 우비를 입고 있음이 스스로 적이 좀 소침해지는 듯도 보였는데
(올라와 물꼬 우산을 꺼내주었습니다)
둘이 감정을 돋운 꼴 되었습니다.
“이눔의 시키들, 둘이 불러라.”
앞에 데려다 하은이 보는 데서 혼구녕을 내주마 하며
그 마음을 풀어주고자 했지요.
“모두에게 얘기하고 싶어요.”
꼭 모두 모였을 때 이 문제를 다루고 싶어 합니다.
하여 임시 한데모임이 있었네요.
준이와 승기의 사과로 끝났음이야 짐작키 어렵지 않을 테지요.
밤, 영화 <작은 연못>을 보았습니다.
142명의 배우와 229명의 스탭들이 무보수로 참여 6년여 만에 완성한 영화로
한국전쟁 당시 노근리에서 있었던 미군의 양민학살을 다루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낼 자전거로 하는 지역탐방 시간에 노근리를 간다지요.
류옥하다가 노근리 자료를 챙겨 준환샘께 드리기도 합디다.
고등학생들의 독후감쓰기대회에서 장려상이던가를 받았던 적 있고,
오마이뉴스에 글을 올린 적도 있는 하다이지요.
노근리에 할 말 많은 겁니다.
아버지 한 분이 다니시는 회사의 과자를 보내오셨던 게 며칠 전.
오늘 한 상자를 꺼내 영화 보는 아이들 발치에 놓았습니다.
“아이참, 영화 좀 보자!”
과자가 바스락대는 소리에 처음엔 어수선하더니
금새 고요해졌지요, 과자가 그만큼의 속도로 사라졌으니.
“어, 없네.”
한 입 먹어보려 접시(사실은 과자봉지)에 손을 가져가니
텅 비어있었습니다.
그런데, 해수 좀 보셔요.
“자, 드세요.”
자기가 먹던 거 남은 마지막 조각을 건네주네요.
우리 해수가 이렇습니다.
이런 결들이 세상 사는 동안 지켜질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