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5.11.물날. 비 오며가며

조회 수 1206 추천 수 0 2011.05.23 22:37:48

 

 

아침 안개 짙었습니다.

계곡은 밤새 내린 비로 물이 불어

집도 사람도 다 쓸려 내려갈 것 같은 기세입니다.

그리고 안개비 계속.

 

이동학교 관련 드나드는 이들이 많습니다.

정신없는 부엌이며 정리되지 않은 곳간, 잡지 못한 풀들,

사는 꼴 다 내보이는 시간들입니다.

민망하지요.

 

오전 바느질 시간은 밥살림에 대한 점검이 있었습니다.

가마솥방을 들어가면서부터 부엌에서의 전 움직임을 차례차례 확인하고

보다 생태적으로 지내기 위한 몇 가지 안내가 다시 있었지요.

- 쌀뜨물로 설거지

- 장국을 우려낸 다시마는 조림이나 부침개들로 재활용

- 멸치도 두 번 우리기

- 냉장고에 오래된 음식 먼저 먹기. 쉬거나 상할 수 있으니까.

- 냉장고 알뜰 사용: 뭘 꺼낼지 생각하고 문 열기

- 걸레, 행주 여러 면으로 접어가며 상 닦기

- 음식물 쓰레기로 닭과 장순이 키우고 한편 거름 만들기

- 청소기가 아니라 빗자루 쓰기

- 도마 알뜰 사용: 야채류 먼저 쓸고 김치 썰기

- 가스 알뜰사용: 불 조절, 밸브 잠그기

- 재료가 남았다고 버리지 않고 잘 이용하기

- 수박껍질 같은 것도 흰 부분 음식하기

- 주변에서 구하는 나물반찬 만들어 먹기

- 기름 묻은 후라이팬과 그릇은 먼저 휴지로 닦고 씻기

 

오후엔 아이들이 쉬면서 자기 점검을 합니다.

특히 스스로공부(개인프로젝트).

 

여러 날 묵고 떠나는 선미샘 자리로 현정샘 들어오셨습니다,

커다란 핏자를 들고.

“아니, 비교되게...”

며칠 전 예서 만든 핏자의 부실함이 생각나 던진 말이지요.

“아니에요, 아니에요...”

그런데, 아이들이 손사래를 칩니다.

예서 계속 만날 핏자에 대한 찬사를 잊지 않는 거지요.

귀신같은 요녀석들...

 

졸지에 현정샘이 사감샘이 되었습니다.

아이들을 맡기고(?) 준환샘과 희진샘 대동하여 이장님댁 갔지요.

인사야 전화로도 일찌감치 이동학교 시작하기 전에 이미 넣어 두었더랬고,

며칠 전 마을회관에서 얼굴도 뵈었지요.

그래도 따로 인사 한번 가마 하던 걸음을

오늘 날 잡았던 것입니다.

마을의 젊은이(그래야 마흔을 다 넘긴) 성길아저씨와 성민아저씨도 건너왔지요.

마을에 성실한 노총각 있고, 도시에서 잠시 머물러온 어리지 않은 처자 있으니

어른들은 슬쩍 재미가 납니다.

둘을 소개시키지요,

희진샘이랑 성길아저씨 말입니다.

“젊은 사람들이 서로 알고 지내면 좋잖여.”

“그럼요, 그럼요.”

그렇게들 곡주 걸치며 환영의 자리 있었네요.

즐거운 밤이었습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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