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5.14.흙날. 황사

조회 수 1076 추천 수 0 2011.05.25 10:21:44

 

황사 짙습니다.

용도를 달리한 식염수 두 가지를 만듭니다,

가글용으로, 그리고 안약으로.

아이들 자기 전 모다 사용하라 이르지요.

 

강유는 이른 아침 버스타고 서울을 갔습니다.

교정치료 때문이지요.

허당의 소년원 탈출, 여자 아이들의 표현이었답니다.

‘맨날 일만 하는 소년원’

‘물꼬대문이 마치 창살 같다.’고도 했지요.

한 학기를 꼼짝없이 집도 한번 아니 가고 산골에서 보낸다는 사실 만으로

이미 아이들은 죄수 같은 느낌이 있는 거지요.

진지한 느낌은 아니기를.

그런데, 기차에 오르면 확인전화를 주기로 했는데

답체 소식 없어 잠시 덜컥하기도 하였습니다.

희진샘이 철도공사에 전화를 넣어서야 안전 탑승을 확인할 수 있었지요.

 

흙날 오전은 먼지풀풀 시간입니다.

달골을 먼저 치우고, 학교로 가서 청소를 끝내고 난 뒤

비로소 늦은 아침을 먹습니다.

그런데, 집단에서 왕따를 당한 아이가

자신보다 힘이 약한 아이를 한 대 때린 일이 있었습니다.

얼마 전 있었던(어제야 알았지만) 주먹질이 이렇게 재생되는가, 위기감이 일었지요.

준환샘을 기다립니다.

개입하고 싶지만, 또 담임의 처리 방식이 있을 테니까요.

어제, 사내아이들 사이에서 며칠 전 벌어진 폭력에 대해를 알게 된 권희중샘,

이 문제를 그냥 넘어갈 수는 없지 않겠냐 했습니다.

관련된 모두에게(결국 남자애들 모두) 폭력에 대해 책임을 지라 언급했습니다.

어떻게 반성할 것인가, 재발되지 않게 무엇을 할 것인가,

각자 고민하고 준환샘 오면 의논하라 아이들에게 던져주셨지요.

중요한 것은 일이 일어났다는 게 아니라

일어난 일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이지요.

거기 교육적 입장이란 게 들어있을 게구요,

교육관, 다르게 말하면 가치관이고 세계관 말입니다.

 

아이가 다른 아이와 싸워서 십여 곳 멍이 들었습니다.

주마다 오고 있는 기락샘,

아주 속상해합니다.

"사내아이들이 커가면서 싸울 수도 있고 그렇지만..."

무엇이 아이의 첫 활극 무대를 만들었을까요?

아이가 4학년 때이던가, 몸을 먼저 쓰는 거친 아이랑 다툰 일이 있습니다.

“너 이리 안 나와?”

씩씩거리는 상대의 앞으로 가지도 못하고

그저 어른 뒤에 숨어 제 할 말 퍼붓고 있었더랬지요.

그동안 주먹을 믿게라도 된 건지,

도대체 서로 주먹질을 하게 만든 분노가 무엇이었던 걸까요?

기락샘은 먼저 상대 아이의 몸을 살펴보고(다행히 괜찮습니다)

부모로서 사과를 전했습니다.

그런데 부모인 우리는 아이가 보냈을 시간,

그리고 싸우고 멍이 들고 뻐근해하는 며칠 동안

외로웠을 그 아이를 충분히 위로하지 못하고

그저 '문제가 네게 있었을 게다', 라는 데 더 집중했네요.

답답해도 속상해도 저(아이)가 더했을 것을...

어째 이리 사는 일이, 아이 키우는 일이 이다지도 서툴답니까.

이곳에 사는 류옥하다와 이동학교를 온 아이들 사이에

그간 갈등이 컸습니다.

당연하겠지 했지요.

이동학교 아이들은 늘 “우리가...”, “우리는”으로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언제나 말하는 아이는 전체를 대변하고 있었지요.

그래서 이곳에 있는 아이는 언제나 말하고 있는 한 아이가 아니라

전체 아이들과 맞서 말을 해오고 있었습니다.

자주 왕따였고, 그만큼 자주 속상해했습니다.

아무렴 하다가 가진 울퉁불퉁한 면이 먼저 문제가 되었겠지요.

다행스러운 건

그렇다고 해서 하다가 좌절만 하고 있지는 않았습니다.

끊임없이 관계 개선을 시도하고 자신의 기분을 끌어올리고 있었지요.

갈등을 일으키고 문제가 되는 자기 모습이야 어디 쉬 고칠 수 있을라나요.

누군들 자기 변화가 그리 쉽겠는지요.

그런데, 이런 폭력까지 등장하자

어미로서는 어미 일 어미 의지로 아이를 힘든 상황에 놓는구나,

자신을 변화시키고 다듬을 다른 방법도 많은데 이런 환경을 만들었구나,

자책이 일었습니다.

여기서 이 상황을 해체해야 하는 건가 스스로 묻게도 됩디다.

“내가 해결할 수 있으니까 걱정 마.”

아이의 대답이었네요.

언제나 어른보다 나은 아이들이지요.

이 문제가 또 우리(어른들도 아이들도)를 성장시키리라,

그리 믿습니다.

한편, 아이들의 ‘문제’보다 어른들의 ‘걱정’이 늘 앞선다는 걸

잘 곱씹습니다.

어쨌든 좋은 경험하네요, 이런 일을 다 겪어봅니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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