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2일-23일, 열 이틀의 행진

조회 수 1601 추천 수 0 2004.05.08 08:42:00

늦은 기록이겠습니다.
4월 12일 달날부터 23일 쇠날까지 열 이틀동안
KBS 2TV 현장르포 제3지대의
이상익 피디님와 이상학 카메라감독님이 함께 했습니다.
가운데 이틀을 회의에 다녀와서 빠진 날이 있으시니
정확하게는 꼬박 열흘이었지요.
이미 방송은 지난 5월 4일 밤 12시에 했더랍니다.
대구의 큰 논두렁이신 보라샘은
당신이 물꼬에서 받은 감화감동의 질감에 턱없이 부족했다고도 하고,
오랜 물꼬지기였던 지영샘은
시간에 쫓겨서 그랬는지 좋은 많은 그림들 가운데 어느 걸 골라야할 지 모르다가
급히 편집한 인상을 주었노라고도 하고,
어떤 이는
뭐라 뭐라 해도 과장없이 대중적으로 물꼬를 잘 보여주었다고도 하고...
어쨌던 관리자가 접속 용량을 늘였는데도 홈페이지는 계속 멈추고
숱한 이들이 불쑥 찾아들거나 아직도 왼종일 전화가 울려댑니다.

이제 정작 그 프로그램을 만든 분들 얘기를 하려하지요.
거절의 과정을 지나 이 산골까지 와서 설득하고
다시 찾아와 물꼬 이야기를 충분히 듣고 또 듣고...
꼭 자신의 일이기 때문만이 아니라 많은 애정으로
노련하게 얘기를 엮어갔던 듯합니다, 이상익님은.
이상학 감독님은 자주 카메라를 내리고
정신없던 학교 문열던 날 잔치 준비에 몸을 내밀어주셨다지요.
왜 카메라를 들고 다니는지 모르겠네,
자주 그런 흰소리를 할 만치 어찌나 농사일에 밝으신지...
왜 그리 애정깊이 보시나 싶더니
그 분의 고향이 또 이 영동이데요.
97년 MBC의 한 다큐프로그램에서도 다녀간 적이 있는데
정말 소박하게 진득하게 신경쓰이지 않게 참 잘 움직이셔서
그때와 자꾸 견주게 되더라구요.
돌아가시는 걸음,
10년 뒤에도 그 일을 계속하신다면
2014년 물꼬생태공동체마을 문여는 날 잔치에서 뵙자하였지요.
그때 이상학님,
아마도 당신은 여기 와서 살고 있지 않을까 싶다 하데요.
식구처럼 지내다 돌아가셨답니다.
아이들은 워낙에 오고가는 이들이 많은 시기여서인지
가나부다 하고 있더니만
웬걸요, 내내 입에 올리고 있답니다,
특히 이상학님을.
돌아가던 날은 밤 11시가 넘어 잘 도착했노란 전화까지 주셨더라지요.
그분들의 카메라는 우리가 재미거리였겠지만
우리로선 그분들이 아주 흥미거리였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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