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날엔 한 달을 산 아이들 얘기를 새벽 네 시가 넘도록 나누었지요.
냉정하게 내 새끼를 바라보자,
지금 어디에 서있는지를 보자,
그런 얘기들요.
일곱 살에 한해 ‘리콜’에 대한 얘기도 있었네요.
더 키워서 보내라고 돌려보내는(2005학년도에 다시 오는)제도 말입니다.
일곱 살이라면 밤에 오줌은 가리고
무슨 말을 하나 알아는 들어야지 않느냐는 거지요.
그래서 두 아이가 이번 봄학기가 끝나는대로 집으로 갔다가
2005학년도에 다시 오게 되었습니다.
흙날에 일찍 온 밥알 식구부터 일이 나눠졌지요.
조릿대집 벽을 좀 손보고, 감자 밭 매고
해날엔 모든 밥알 식구들이 죄 팔을 걷어부치고 나섰더랍니다.
비가 새서 말이 아니었던 사택 가운데 하나인 된장집 지붕도 이고
또 한 패는 고추 1200포기 모종을 옮겨 심고
나머지 큰 패는 논둑을 올리러 갔지요.
묵혀있던 동안 내려앉았던 논둑을 깎아내고 다시 올리며
밟을 길도 만들고 풀도 자라지 않게,
무엇보다 댐 구실을 잘 하게 여몄더랍니다.
비는 쏟아지는데 어찌나 겁나게들 뎀벼들었던지
일이 되어가는데 허 참...
애들 쓰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