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듣는 말씀;

엊저녁의 귀농모임에서 나온 콩과 포도 이야기를 전하지요.

이것이 좋으면 저것이 좋고

저것이 좋으면 이것이 좋지 못하기도 하다,

그래서 그리 좋아할 것도 그리 슬퍼할 것도 아니다, 그런 이야기 말이지요.

 

산살림들살림 시간.

그간에 굳이 쇠날 아니어도 이러저러 시간을 빼서 했던 산과 들살림을 챙겼던 시간들,

오늘 그 갈무리하는 날로 잡았지요.

산에서 얻었던 고사리 참나물 삿갓쟁이 병풍채 도시락초 취나물 집우,

다래순 고사리 더덕순 더덕 취나물 파드득 고사리,

그리고 산에서 돌아오다가 얻었던 오디 감꽃 산딸기 뽕잎,

들에서 얻은 미나리 쑥 민들레 머위 돌나물 원추리,

밭에서 얻은 부추 쪽파 케일 상추 얼갈이배추 열무 고추 마늘쫑 버섯...

정말 많이도 먹었습니다.

사람이 키우지 않아도 자연이 주는 먹을거리가 많기도 하구나,

그런 이야기 말 않아도 저들이 알아차렸습니다.

나물의 핵심은 캐는 게 아니라 결국 다듬는 거라는 말 역시

굳이 하지 않아도 저들이 땀 빼며 한 소리였더랍니다.

자연과 깊이 관계 맺었던 소중한 시간들이었더랍니다.

 

그동안 산살림들살림을 하며 나는 신기했다. 내가 캐고, 뜯었던 풀들이 어느새 국에 들어가있고, 나물이 되어있고, 겉절이가 되어 있고, 떡이나 파이가 되기도 하다니...

이 사간이 무엇보다 좋았던 건 우리 주변에 굳이 씨를 뿌리고 물을 주고 가꾸지 않아도 저절로 나는 것들을 이용하여 요리를 한 것이다. 이 점이 정말 좋았고, 서울 가면 그리울 것 같다.(여해)

 

100일학교에 와서 째일 재밌었던 시간이었다.

어디를 가든지 먹을 게 있다는 게 정말 신기했다.

냉이, 민들레, 돌나물, 쑥, 미나리, 원추리, 딸기, 산딸기, 오디, 뽕잎, 더덕, 취나물, 머위, 파드득나물 등 다 길거리에 있는 것들이다.

운동장에 먹을 게 있고, 바로 앞에 또 음식이 있고, 산에 가도 음식, 널린 게 음식이다. ‘이렇게 맛있고, 공짜인 음식을 왜? 난 몰랐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예전엔 다 잡초인 줄 알고 뽑았는데, 이젠 다 금으로 보인다.

... 나물들은 캘 때는 즐거운데, 다듬는 게 너무나 힘들다.

귀찮고, 일일이 다 다듬어야 되니깐 답답하다...(선재)

 

산살림들살림에서 배운 것이 하나 더 있다. 들에 널려있는 것으로도 충분히 잘 먹고 잘 살 수 있다는 것이었다.(하은)

 

<편식쟁이가 풀뜯는 염소로 변하기까지>

산,들살림할 때 우리 주변에서 자라는 것들을 채취해서 이것저것 만들어볼 수 있는 것 자체가 너무 좋고, 이곳에서만(시골에서만)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인 것 같다. 남루은 채취하고 따고..하는 것보다 다듬는 게 힘들다는 걸 알았고, 서울에서는 나물반찬(풀반찬)은 잘 안먹고..편식했는데, 여기 와서 이것저거서 먹어보니 그 식물이 가지고 있는 향기나 향, 맛들을 느껴볼 수 있어서 좋았다. 또, 서울에서는 잡초로 보이던 식물들의 이름을 알게 디면서, 더 눈여겨보게 되었다. 역시 아는 만큼 보인다는 게 맞는 것 같다.

사실, 채취하고 캐고 다듬는 게 너무 귀찮고 힘들기는 했지만, 그래도 내가 캐고, 다듬은 거라 더 믿음이 가고, 맛있었던 것 같다. 서울 가서 이런 체험(?)을 못할 것 같다는 게 무척 아쉽다. (진하)

 

<자연을 먹다>

100일학교 와서 한 프로젝트 중 가장 귀찮고 하기가 싫었던 수업이었다. 하지만 수업을 하며 깨달은 거나 생각한 것은 있었다. 먼저 요리법과 풀에 대한 각종 지식만 알고 있다면 무언가를 심거나 키우지 않아도 자연에서 난 것을 그대로 먹을 수 있다는 점이었다. 우리는 지금까지 키워서 따는 것을 사서만 먹었는데 이 수업을 하며 그냥 나가서 풀을 봅아와서 다듬고 씻어서 어떻게든 먹는 것이 정말 놀라웠다... 서울에서는 못할 경험을 이곳 100일학교에서 할 수 있어서 정말 학교에게나 옥쌤에게나 정말 큰 감사를 느낀다. 그리고 지금까지 요리를 하며 가장 많이 느낀 것은 풀을 따왔으면 거기에서 끝이 아니라 따온 풀을 다듬는 게 제일 어렵고 중요한 일이라는 것이다... 아무튼 결롱은 자연 속에서 사는 것도 생각보다 어렵지는 않고 심지어는 다 준비되니 곳에서 사는 것보다 이렇게 일하고 먹으며 지내는 것이 더 행복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였다.(준)

 

...나물은 다듬는 게 가장 힘들었던 것 같다. 역시 마무리가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되새길 수 있었다. 그리고 우리는 산딸기와 오디도 따서 먹었는데 시골에서는 주변에서도 이렇게 맛있는 것들이 널렸다는 것을 알았다.

서울에 가면 이런 것들은 못 먹을까봐 걱정이다. 시골이 이런 점도 좋은 것을 알았다. 이럴 때는 서울이 가기 싫기도 하다. 산살림 들살림 참 좋은 수업이다.(승기)

 

... 산살림들살림, 여기 와서 가장 인상 깊었다.(강유)(* 강유의 글은 미처 옮기질 못해 생각나는 걸 적다.)

 

... 잡초가 맛있다는 걸 알았다. 여기서 해볼 수 있는 것이어서 좋았다.(가야)(* 가야 글 역시 미처 옮기질 못했다. 읽고 기억에 남은 문장을 옮기다.)

 

 

다음은 나가서 콩밭을 만들었지요.

밭을 패는 것이었습니다.

마지막까지 일을 쥐어준다고 원망할 만도 하였으나

그러려니 하는 우리 아이들이었더랍니다.

 

오후, 풍물도 드디어 마지막 시간입니다.

공연대형으로 두들겼지요.

연습은 좀 필요하겠습디다.

샘은 아이들이 노래 부르던 핏자를 사오셨습니다.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사블레를 구워 대접하고 감사편지도 썼지요.

저들이 덖은차도 싸드렸네요.

 

돌아갈 날이 멀지 않자 준환샘은 숙제처럼 여기 저기 살펴주고 계십니다.

당신 사는 집처럼 그리 애써주시는 것들을 보며

사람의 성실에 대해 생각하게 됩디다.

오늘은 종일 비지땀 흘리며 예취기를 돌리셨지요.

운동장이 훤해졌습니다.

고맙습니다.

 

깊은 밤, 비 지납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
2716 2011. 6.30.나무날. 서울 오는 길 위 빗방울 / 이동학교 마침표 옥영경 2011-07-11 1333
2715 2011. 6.29.물날. 볕 쨍쨍 옥영경 2011-07-11 1289
2714 2011. 6.28.불날. 볕 나다 흐려가던 오후 옥영경 2011-07-11 1299
2713 2011. 6.27.달날. 볕이 옥영경 2011-07-11 1334
2712 2011. 6.26.달날. 비 옥영경 2011-07-11 1212
2711 2011. 6.25.흙날. 비 옥영경 2011-07-11 1224
2710 2011. 6.24.쇠날. 비 / 이동학교 자전거여행 첫날 옥영경 2011-07-09 1382
2709 2011. 6.23.나무날. 후두둑 비, 감꼭지도 옥영경 2011-07-08 1259
2708 2011. 6.22.물날. 마른 장맛비 / 모심을 받다 옥영경 2011-07-02 1307
2707 2011. 6.21.불날. 아주 잠깐 비 지나다 옥영경 2011-07-02 1064
2706 2011. 6.20.달날. 폭염주의보 이틀째 옥영경 2011-07-02 1416
2705 2011. 6.19.해날. 맑음 / 보식 7일째 옥영경 2011-07-02 1242
2704 2011. 6.18.흙날. 맑음 / 보식 6일째 옥영경 2011-07-02 1120
» 2011. 6.17.쇠날. 흐려가다 밤비 / 보식 5일째 옥영경 2011-07-02 1342
2702 2011. 6.16.나무날. 맑음 / 보식 4일째 옥영경 2011-07-02 1227
2701 2011. 6.15.물날. 맑음 / 보식 3일째 옥영경 2011-07-02 1238
2700 2011. 6.14.불날. 맑음 / 보식 2일째 옥영경 2011-06-18 1998
2699 2011. 6.13.달날. 여름으로 치달아가는 / 보식 1일째 옥영경 2011-06-18 1357
2698 2011. 6.12.해날. 황사인가 / 단식 7일째 옥영경 2011-06-18 1287
2697 2011. 6.11.흙날. 맑음 / 단식 6일째 옥영경 2011-06-18 1302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