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아침.

아이들은 점심에 가까운 아침을 먹고 짐을 싸고,

오후에는 100일학교 갈무리 발표준비들을 한답디다.

자전거사랑운동본부 이소희샘의 자전거안전교육 메일이 닿았습니다.

원래 걸음해서 아이들 자전거여행을 위해 교육을 하기로 하셨으나

지난번 옥천행 때도 들리시려다 못했고,

이제는 아이들한테 남은 시간이 없으니

자료라도 보내신다며 아이들과 공유하라셨더랬지요.

준환샘께 넘깁니다.

요긴하길.

그리고, 조영현샘 들어오셨습니다.

이동학교로 파견된 마지막 교사가 되는 셈이지요.

아이들 자전거여행에 동행할 것입니다.

정말, 이동학교는, 마지막을 향해 치닫고 있네요...

 

2011. 6.21.화. D-3

원래 자전거를 타기로 되어있었는데 너무 다들 피곤해서 그러지 않았다. 아침에 짐싸고 하느라 달골에서 늦게 내려가 아점을 먹었다. 이제 3일 남았다. 조금 아쉽긴 하지만 좀 더 편하고 윤택한 생활로 돌아간다. 생각하니 좋다. 부모형제를 만나는 것도 좋다. 오후엔 회의를 했다. 발표회는 어떤 식으로 진행하는지 보고서는 어떻게 작성하는지 정하는 회의라서 곧 출발한다는 것이 더욱 실감이 났다.

잘있었다. 많은 나를 발견하고 문제를 찾았다. 나는 나를 많이 찾은 것 같다. 수많은 내가 있겠지만 식사당번 때 뺀질거리는 나, 반항하는 나, 귀찮은 나, 편애하는 나 등을 찾아TEk. 옥샘께 많은 위안을 받았다. 이 곳이 좀 좋아진 이유 중 하나인 것 같다.

여긴 너무 편하다. 아무 고민 없고 진로 걱정 필요없고 모든 걱정 필요없는 곳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한 일주일 쯤 더 있으면 좋겠다.

난 많이 변한 것 같다.(다형의 날적이)

 

어제 마을 어르신 신씨할아버지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아침, 읍내 병원 빈소에 다녀왔지요.

소사아저씨도 동행했습니다.

학교에서 하는 마을잔치마다 꼭 오셔서 좋은 말씀 나눠주시고

같이 춤추고 노래 부르시던 분으로

누구보다 가까이 지냈던 어른이십니다.

학교 마당 너머 언덕에 마침 그 댁 밭도 있어

그만큼 가까운 이웃이었고,

자주 오며 가며 도움이 컸던 마을 어르신이지요.

물꼬의 상설학교 네 돌잔치 때였을 겝니다.

당시 경로회장을 맡고 계시던 신동훈 할아버지는

폐교됐던 학교에 아이들이 들어와 죽어있던 산골이 살아났다,

아무것도 도와주지 못해 미안하다,

앞으로는 뭐라도 도와줄 수 있도록 애쓰겠다,

그리 멋지게 한 말씀 하셔서

연습하고 오신 게 분명하다 청중들의 감탄이 이어졌지요.

꼭 필요한 말씀을 가슴으로 하시던 어른,

그렇게 한 분을 보냈습니다.

91년 폐교된 대해분교에 물꼬가 96년 가을부터 연을 맺어

서울과 오가며 계절학교를 열었고,

2001년부터는 아주 이주해 들어와 살고 있습니다.

그 사이 어르신들 하나둘 떠나는 걸 봤고,

급속도로 노쇠해지시는 걸 봐 왔지요.

아이라고는 이 골짝에 류옥하다 선수가 전부,

더러 별장으로, 또 노후를 위해 새로 집을 짓고 들어오는 이들은 있지만

여전히 노년인구가 다인 이곳입니다.

산골들은 어찌 될 것인지...

 

피크닉테이블이 왔습니다.

학부모 가운데 한 분이 책방 현관 앞에 만들어주셨던 것이

낡고 바래고 망가진 지 수년, 꼭 다시 놓고 싶었던 것이었습니다.

읍내의 박경원님 손보태셨네요.

공방을 하시는 김민수님과 광주에서 공방에 잠시 들른 류문수님이

옮겨다 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김은아님이 대문에 걸 현판 디자인을 위해 동행하셨습니다.

모다 가까운 줄 알았는데, 정말 멀었다 한숨 쉬었다는 후문입니다.

포도효소를 맛나게 드시고 돌아가셨네요.

 

저녁엔 김은신님과 박경원님 방문하셨습니다.

티벳불교도들이라 하면 되려나, 아님 티벳독립지지자?

재주 많은 이들입니다.

물꼬와도 수행으로 인연을 잘 맺으려 하지요.

묵어가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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