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7. 2.흙날. 흐림

조회 수 1191 추천 수 0 2011.07.11 23:15:29

 

 

좀 앓았고,

이제 좀 일어나 일을 합니다.

청소년계자 신청자들과 소통하고,

부모님들 계자문의에 답하고,

왔던 아이들 부모님들의 인사를 받고,

메일들에 대한 답글을 보내고...

 

여기는 여전히 서울.

아파트에서 살면 살찌기 쉽겠습니다.

동선이 여간 짧지 않으니 말이지요.

대해리에선 해우소도 저만치, 사택을 갈래도 한참을 걷고,

밭을 갈래도 커다란 마당을 건너가야 하고,

교무실에서 책방, 책방에서 가마솥방, 어쩌다 고래방,

여기서 일하다 뭘 가질러 저기 가서는 거기서 보이는 일을 하다

다시 생각나 얼른 원래 자리로 돌아가고,

가는 길에 또 뭔가를 만나면 또 그 일을 하고...

그런데 이 작은 아파트 공간은 모든 게 이곳에서 가능하니

그래서 한 발짝도 나가지 않고도 살아진다는 게지요.

대해리가 막 그리웠더랍니다.

 

어제부터 들어온 전화 있었는데, 오늘에야 받았습니다.

아홉 명의 피디가 진행하는 한 다큐멘터리 제작사에서 온 연락.

수년 전에도 몇 차례 섭외가 있었고,

특히 올해 상반기 내내 무려 다섯 명의 피디를 거치며 연락이 있었습니다.

파급력이 너무 커서 거절했던 그 인연은,

이제 어느새 가끔 안부를 전하는 사이가 되었지요.

그 얼마 전에도 방영된 영상물 하나로 통화할 일도 있었습니다.

“관리 차원에서... 어려울 때 도와주세요.”

서로 그런 대화를 나누지요.

피해야할 것이었다가 즐거운 만남이 된 것입니다.

사람의 일이란 이리 변합니다...

 

지리산 가고 싶습니다.

갈 때가 되었지 싶습니다.

한국을 떠나 있을 때 돌아오면 가장 먼저 가리라던 곳이 그곳이었습니다.

몇 해 가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견딜 만하여’ 그랬던 걸까요,

이원규님 시에서처럼.

‘그러나 굳이 지리산에 오고 싶다면

언제 어느 곳이든 아무렇게나 오시라

그대는 나날이 변덕스럽지만

지리산은 변하면서도 언제나 첫 마음이니

행여 견딜만하다면 제발 오지 마시라.’

견딜만하면 올해도 지리산을 밟지 않게 되는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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