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7시 미리모임이라고 알려놓지만

사람들은 손을 보태려 점심버스로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새끼일꾼들이 일찌감치 들어오는 버스에

밥바라지 홍인교님이 건호 윤호랑 함께 타고 있고,

희중샘이 교무행정일을 위해 부랴부랴 들어오고,

선정샘이 성빈 세현과 들어오고

품앗이샘들이 오고...

꼭 엄마랑 한번 같이 오고 싶었다던 유진샘,

그예 어머니 고재희님과 사촌 최재영님 구세인과 함께 들어왔습니다.

고재희님, 바리바리 싸 짊어지고 온 거대한 반찬통을 냉장고에 넣는 것을 시작으로

날렵한 솜씨로 밥바라지 샘들을 도와 밥상을 냅니다.

외려 전체를 진두지휘하셨다나요.

소사아저씨가 봉길샘 철우샘 세훈샘이랑

큰해우소 뒤란을 대대적으로 치워내고,

먼저 들어온 이들은 후미진 곳 청소를 합니다.

 

저녁 8시 미리모임.

낼 특수학급 아이들을 데리고 올 아리샘을 빼고

모두가 모였습니다.

2007년 이후 물꼬의 공식적인 모든 일정에 함께 하여

그 질감으로 보자면 물꼬 인연 10년은 넘어된 희중샘,

지도교수 주욱샘과의 인연으로

중등 임용을 앞두고 벅찬 마음으로 참여했다는 고 준샘,

같이 특수교육을 공부한 연으로 연탄을 나를 때부터 2년여 함께 한 휘령샘,

품앗이 성문샘이 고교교사가 되어 보내왔던 새끼일꾼이 이제 품앗이 된 유진샘,

초등 때 연을 맺어 물꼬가 외가가 된 세아샘과 세훈샘,

나만 맛있는 거 먹는 것 같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열심히 소개하고

대학 전 학년동안 계자에 품앗이일꾼을 끊임없이 수급해주는 서현샘,

서현샘의 그 소개로 발을 들인 만화가 철욱샘,

빈들모임에서 연을 맺고 휴가로 밥바라지를 온 인교샘,

그리고 물꼬 밖에 있으나 물꼬의 막강 부엌샘인 우리의 선정샘,

더하여 새끼일꾼들, 10년 인연이 다 된 연규며 진주, 윤지와 동휘,

지금 대학생이 오빠가 일곱 살에 맺은 인연을 시작으로 함께 하고 있는

드디어 새끼일꾼 첫 발을 떼게 된 경이.

그리고 물꼬 식구들 소사아저씨와 철우샘, 이웃 봉중샘,

참 많은 이들이 함께 합니다.

물꼬가 살고 싶게 하는 힘입니다.

나날의 우리 삶이 기적이고,

물꼬의 기적이 또한 거기 있습니다.

 

“이렇게까지 버르장머리 없던 시대는 없었도 해도

 여전히 세상이 유구하게 선한 방향을 놓치지 않는 힘은

 결국 인류가 가진 선한 내재적 심성 덕이 아니겠는가 생각합니다.

 그런 마음의 근육을 키우고 이곳에서 키워내고 싶습니다.”

“사람이 무엇으로 행복한가요?

 두텁고 깊은 관계와

 애정이 가고 잘할 수 있도록 연마된 실력,

 그리고 의미 있고 가치로운 일에 대한 열정,

 그런 것들로 행복하지 않던가요.

 그런 일을 우리 함께 꾸릴 수 있어 느껍습니다.”

 

미리모임이 끝난 뒤 아이들이 지내는데 필요한 것들을

세밀하게 점검하고 확인하며

자정이 훌쩍 넘어서야들 잠자리로 갔습니다.

자, 2011년 여름 계자 일정 시작입니다요!

 

기락샘은 어제 정책연구로 브라질을 향했고,

류옥하다는 섬환경캠프를 끝내고 공항에 도착해 영동을 내려옵니다.

늦은 시각 아이가 홀로 들어온다고

민수샘과 경원샘이 아이와 영동역에서 대해리까지 동행키로 했습니다.

그런데 천안에서 건널목 사고가 있어

그찮아도 늦은 10시에 도착한다던 기차가 1시간 넘게 연착,

두 샘은 아이 저녁 못 먹었겠다고 요깃거리까지 챙겨

무사히 물꼬까지 와주셨습니다.

고마운 사람들로 더욱 풍성한 사람살이입니다,

물꼬 삶입니다.

애쓰며 살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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