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야 글과 사진 올라갑니다.

조회 수 1953 추천 수 0 2011.08.26 11:42:26

 

여름 계자의 글과 사진과 전화를 기다리시는 주였을 겁니다.

 

오늘 교무실에 한통의 음성이 남겨져있었습니다.

“그냥 생각나서 해봤어요.

제가 물꼬 전화번호를 제대로 기억을 하고는 있나...”

자동응답기에 음성을 남기는 건 어느 누구라도 멋쩍기 마련인데,

글이나 말에 군더더기 하나 없는 분이

굳이 그런 말씀을 남긴 건 무엇 때문이었을까요?

음성을 다시 들으며 그 말을 저는 ‘사랑합니다’로 들었습니다.

사랑하면 걸리는 게 많지요.

사랑하는 이들에겐 불편하지 않나 살피고 또 살피고 싶지요.

글이 너무 늦어 아프진 않나, 무슨 일이 있는 건 아닌가 걱정되어요,

당신은 그 말을 하고팠던 겁니다.

마음이 먹먹해졌습니다.

더 부지런해야겠다, 열심히 살아야겠다 그리 격려하고 북돋우는 말씀이셨지요.

 

산골살이라는 게 여기 가면 여기 일에 묶여 한참을 있고,

저기 가는 길에 뭐가 보이면 또 거기 보이는 일을 한참을 하고,

그렇게 마당 몇 차례 가로지르면 하루해가 저버립니다,

늦게 시작하는 아침도 아닌데.

고래방 바닥이 꿀렁거려 대동놀이 때마다 신경을 쓰게 하더니

급기야 마지막 계자에선 금지구역표시를 하기에 이르렀더랬는데,

더 늦어 일이 커지기전에 당장 바닥공사부터 했습니다.

또, 여름 두 번째 일정에 시작된 물문제가 그나마 세 번째 일정에서 수습은 되었으나

그 마무리 공사가 시원찮다가 그것 역시 이번 주에 마무리하였습니다.

역대로 가장 정리를 잘하고 떠난 마지막 일정이었으나 그래도 남겨진 일들은 만만찮아

빨래며 갈무리가 이어져 아직도 진행형이며,

한편 배추밭 무밭이 갈린 것도 이 주였지요.

그런 속에 계자 끝나기를 기다렸던 방문객들이 오가고...

때마다 밥도 해먹어야지요, 하하.

 

이제 한숨 돌립니다.

주말에 글과 사진 올릴 수 있겠습니다.

다음 주면 통화도 가능하겠지요.

 

늦어 죄송하단 인사가 길었습니다.

젖은 하늘입니다.

마음은 뽀송뽀송하옵기.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후원] 논두렁에 콩 심는 사람들 [13] 관리자 2009-06-27 36086
공지 긴 글 · 1 - 책 <내 삶은 내가 살게 네 삶은 네가 살아>(한울림, 2019) file 물꼬 2019-10-01 19197
공지 [긴 글] 책 <모든 사람의 인생에는 저마다의 안나푸르나가 있다>(옥영경/도서출판 공명, 2020) file 물꼬 2020-06-01 17279
공지 [펌] 산 속 교사, 히말라야 산군 가장 높은 곳을 오르다 image 물꼬 2020-06-08 16773
공지 [8.12] 신간 <다시 학교를 읽다>(한울림, 2021) 물꼬 2021-07-31 16635
공지 2020학년도부터 활동한 사진은... 물꼬 2022-04-13 16295
공지 물꼬 머물기(물꼬 stay)’와 ‘집중수행’을 가릅니다 물꼬 2022-04-14 16315
공지 2022 세종도서(옛 문화체육관광부 우수도서) 선정-<다시 학교를 읽다>(옥영경 / 한울림, 2021) 물꼬 2022-09-30 15246
공지 [12.27] 신간 《납작하지 않은 세상, 자유롭거나 불편하거나》 (한울림, 2022) 물꼬 2022-12-30 13475
공지 2024학년도 한해살이;학사일정 (2024.3 ~ 2025.2) 물꼬 2024-02-12 5575
946 [10. 8] 어른의 학교-10월 택견모임 물꼬 2022-09-30 1105
945 2022학년도 여름계자 밥바라지 자원봉사(8.6~12, 6박7일) 물꼬 2022-07-04 1112
944 연어의 날에 들어오시는 분들께 물꼬 2022-06-25 1116
943 연어의 날 마감 뒤 신청하신 분들께 물꼬 2022-06-24 1121
942 [10.15~16] 10월 집중수행 물꼬 2022-09-11 1121
941 [3.5] 2024학년도 여는 날 ‘첫걸음 예(禮)’ 물꼬 2024-02-12 1123
940 [10.21~23] 10월 빈들모임 물꼬 2022-09-11 1126
939 [마감] 2022 연어의 날 신청 끝 물꼬 2022-06-14 1127
938 [빨간불] 뜬소문을 바로잡습니다! 물꼬 2022-09-14 1127
937 11월 주요 흐름 물꼬 2022-10-31 1131
936 [10.26] 울진, 작가초청강연 물꼬 2022-10-31 1137
935 170계자 통신·4 - 계자 사진, 그리고 물꼬 2022-08-25 1140
934 [~11.14] 2022학년도 방문상담은 11월 14일로 마감합니다 물꼬 2022-10-10 1140
933 [2.24~26] 2월 어른 계절자유학교(어른 계자) 물꼬 2023-01-19 1140
932 [8.13~18] '우리끼리 계자' 5박6일 물꼬 2022-08-13 1144
931 [고침] 9월 흐름 물꼬 2022-08-16 1145
930 171계자 통신·1 - 학부모 모임방 물꼬 2023-01-04 1146
929 2022학년도 겨울계자 밥바라지 자원봉사(1.7~13, 6박7일) 물꼬 2022-11-30 1147
928 [1.1] 2023년 새해맞이-금오산 현월봉(976m) 물꼬 2022-12-18 1148
927 [4.15~16] 4월 집중수행 물꼬 2023-03-20 1150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