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야 글과 사진 올라갑니다.

조회 수 1939 추천 수 0 2011.08.26 11:42:26

 

여름 계자의 글과 사진과 전화를 기다리시는 주였을 겁니다.

 

오늘 교무실에 한통의 음성이 남겨져있었습니다.

“그냥 생각나서 해봤어요.

제가 물꼬 전화번호를 제대로 기억을 하고는 있나...”

자동응답기에 음성을 남기는 건 어느 누구라도 멋쩍기 마련인데,

글이나 말에 군더더기 하나 없는 분이

굳이 그런 말씀을 남긴 건 무엇 때문이었을까요?

음성을 다시 들으며 그 말을 저는 ‘사랑합니다’로 들었습니다.

사랑하면 걸리는 게 많지요.

사랑하는 이들에겐 불편하지 않나 살피고 또 살피고 싶지요.

글이 너무 늦어 아프진 않나, 무슨 일이 있는 건 아닌가 걱정되어요,

당신은 그 말을 하고팠던 겁니다.

마음이 먹먹해졌습니다.

더 부지런해야겠다, 열심히 살아야겠다 그리 격려하고 북돋우는 말씀이셨지요.

 

산골살이라는 게 여기 가면 여기 일에 묶여 한참을 있고,

저기 가는 길에 뭐가 보이면 또 거기 보이는 일을 한참을 하고,

그렇게 마당 몇 차례 가로지르면 하루해가 저버립니다,

늦게 시작하는 아침도 아닌데.

고래방 바닥이 꿀렁거려 대동놀이 때마다 신경을 쓰게 하더니

급기야 마지막 계자에선 금지구역표시를 하기에 이르렀더랬는데,

더 늦어 일이 커지기전에 당장 바닥공사부터 했습니다.

또, 여름 두 번째 일정에 시작된 물문제가 그나마 세 번째 일정에서 수습은 되었으나

그 마무리 공사가 시원찮다가 그것 역시 이번 주에 마무리하였습니다.

역대로 가장 정리를 잘하고 떠난 마지막 일정이었으나 그래도 남겨진 일들은 만만찮아

빨래며 갈무리가 이어져 아직도 진행형이며,

한편 배추밭 무밭이 갈린 것도 이 주였지요.

그런 속에 계자 끝나기를 기다렸던 방문객들이 오가고...

때마다 밥도 해먹어야지요, 하하.

 

이제 한숨 돌립니다.

주말에 글과 사진 올릴 수 있겠습니다.

다음 주면 통화도 가능하겠지요.

 

늦어 죄송하단 인사가 길었습니다.

젖은 하늘입니다.

마음은 뽀송뽀송하옵기.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수
공지 [후원] 논두렁에 콩 심는 사람들 [13] 관리자 2009-06-27 35548
공지 긴 글 · 1 - 책 <내 삶은 내가 살게 네 삶은 네가 살아>(한울림, 2019) file 물꼬 2019-10-01 18887
공지 [긴 글] 책 <모든 사람의 인생에는 저마다의 안나푸르나가 있다>(옥영경/도서출판 공명, 2020) file 물꼬 2020-06-01 16964
공지 [펌] 산 속 교사, 히말라야 산군 가장 높은 곳을 오르다 image 물꼬 2020-06-08 16450
공지 [8.12] 신간 <다시 학교를 읽다>(한울림, 2021) 물꼬 2021-07-31 16322
공지 2020학년도부터 활동한 사진은... 물꼬 2022-04-13 16007
공지 물꼬 머물기(물꼬 stay)’와 ‘집중수행’을 가릅니다 물꼬 2022-04-14 16010
공지 2022 세종도서(옛 문화체육관광부 우수도서) 선정-<다시 학교를 읽다>(옥영경 / 한울림, 2021) 물꼬 2022-09-30 14946
공지 [12.27] 신간 《납작하지 않은 세상, 자유롭거나 불편하거나》 (한울림, 2022) 물꼬 2022-12-30 13174
공지 2024학년도 한해살이;학사일정 (2024.3 ~ 2025.2) 물꼬 2024-02-12 5275
845 [10.22~24] 10월 빈들모임 물꼬 2021-09-23 1685
844 [10.15~17] 명상센터 10월 물꼬 머물기(물꼬stay) 물꼬 2021-09-23 1690
843 [고침] 설악산 산오름 일정이 밀렸습니다; 9.30 ~ 10.7 물꼬 2021-09-23 1967
842 9월 흐름 물꼬 2021-09-05 1645
841 [9.1] 오디오북이 나왔습니다 - <모든 사람의 인생에는 저마다의 안나푸르나가 있다> 물꼬 2021-09-04 1603
840 책 <다시 학교를 읽다>(옥영경/한울림, 2021) 물꼬 2021-08-25 1733
839 [9.26~10.3] 설악산 산오름, 그리고 물꼬 2021-08-25 1615
838 168계자 사진 올라왔습니다 관리자 2021-08-18 1758
837 {다시 알림} [8.21~22, 8.28~29] 멧골 책방 - “우리는 산마을에 책 읽으러 간다” [1] 물꼬 2021-08-16 1697
836 [8.17] 168계자 사후 통화 물꼬 2021-08-15 1571
835 168계자 통신 2. 긴 옷 챙기시기 물꼬 2021-08-07 1591
834 [빨간불] 168계자 통신 1. 168계자 관계자는 모두 코로나19 검사를 받습니다! 물꼬 2021-08-04 1665
833 [7.26~8.15] 물꼬 방문 제한 물꼬 2021-07-29 1590
832 2021 여름 계자(168번째, 초등) 마감 물꼬 2021-07-28 1585
831 2021 여름 청계 마감 물꼬 2021-07-25 1569
830 [8.21~22, 8.28~29] 멧골 책방 - “우리는 산마을에 책 읽으러 간다” 물꼬 2021-07-13 1697
829 [8.8~13] 2021 여름 계절자유학교(초등) 물꼬 2021-07-10 1724
828 [7.31~8.1] 2021 여름 청소년 계자 물꼬 2021-07-10 1565
827 2021 여름 계자 자원봉사 물꼬 2021-07-10 1532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