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1일 쇠날, 숲에서 논에서 강당에서

조회 수 2160 추천 수 0 2004.06.11 23:25:00

역시 말로 다 표현할 길 없는 대동놀이 뒤끝입니다.
어찌나 뛰었던지 입에서 단내가 다 납니다요.
샤워하고 들어갔는데
마치고 또 샤워장으로 아이들 뛰어갔지요.
저녁 때건지기 할 녘,
논일이 꽤나 고되었던지
채규가 책방에서 그만 잠이 들었지요.
"옥샘, 채규 왜 자는지 알아요?"
애들이 말하기 전에 저역시 알아버렸지요.
그래도 확인해주는 친절하기도 한 우리 애새끼들.
"대동놀이할 때 이길려고 자두는 거예요."
우리 아이들, 다른 일은 다 물러서도
대동놀이 빼는 건 절대 안될 겝니다.

오전에는 숲에 있었습니다.
숲놀이 첫시간,
낯선 일이라 주춤주춤하더이다.
앞으로 참 할 일 많고 아이들 안에서의 변화 또한 크겠다 짐작합니다.
주마다 쇠날에는 저희들 숲에 들어가 있습니다.
아, 주마다 해날 가는 호숫가 나무 아래랑은 다르다마다요.

오후엔 논에 있었지요.
풀 뽑았습니다.
"아유, 묵었던 논이라 감당이 안될텐데,
그걸 어찌 다 할라고?
그냥 제초제 뿌리면 되는데..."
마을 어르신들한테 우리 움직임은
늘 구경거리거나 입에 오르내리는 물건이지요.
꾸역꾸역 우리는 풀을 뽑습니다.
좀 있다가는 오리들이 그 일을 다 이어갈 테고,
뽑다 뽑다 보면 가을 오고
이어 겨울 오면 어디 풀이 살아남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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