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1일, 그리고 성학이

조회 수 2223 추천 수 0 2004.06.11 23:28:00

한 주 이야기를 다 쓰고 컴퓨터를 끄려는데
아, 그래요 성학이의 멋진 쇠날 마무리가 눈에 가물거려요.
그래서 제목이 "그리고 성학이"랍니다.
대동놀이 뒤끝 샤워장에서 먼저 나온 성학이
아이들 마른 빨래를 저가 캐키고 있데요.
나름대로 분류도 해놓고.
게다 조릿대집 가려고 다들 가방 울러맸는데
혼자만 이를 못닦았던 류옥하다가 서성이자
"같이 가."
하다의 어깨를 안으며 데리고 나가는 겁니다.
햐, 형님노릇 제법입니다요,
뭐 아이들이 끊임없이 인생 다 산 할아버지였다가
말도 안되는 네 살박이였다가 오가는 거리가 멀긴 하지만...

자는 곳도 개인 공간이 없지요,
좋아하는 아메리칸푸드와 고기 없지요,
찾는 정크푸드 없지요,
물꼬 아이들은 때로 너무나 정적인 작업을 하고 있지요,
뙤약볕 아래 하는 일은 힘깨나 들지요,
화장실은 냄새 고약도 하지요,
아이들과 말이 안통할 때도 허다하지요,
힘이 참 들기도 할텐데
그래도 잘 살아가고 있답니다,
고맙지요,
아주 농담도 해대면서.
"이번 주말엔 아이들 부모님들 모임이 있어."
"와, 그러면 우리 부모님도 미국에서 오시겠네."

그에게 정녕 그리운 시간으로 남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아직 남은 날 많지요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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