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1일, 그리고 성학이

조회 수 2222 추천 수 0 2004.06.11 23:28:00

한 주 이야기를 다 쓰고 컴퓨터를 끄려는데
아, 그래요 성학이의 멋진 쇠날 마무리가 눈에 가물거려요.
그래서 제목이 "그리고 성학이"랍니다.
대동놀이 뒤끝 샤워장에서 먼저 나온 성학이
아이들 마른 빨래를 저가 캐키고 있데요.
나름대로 분류도 해놓고.
게다 조릿대집 가려고 다들 가방 울러맸는데
혼자만 이를 못닦았던 류옥하다가 서성이자
"같이 가."
하다의 어깨를 안으며 데리고 나가는 겁니다.
햐, 형님노릇 제법입니다요,
뭐 아이들이 끊임없이 인생 다 산 할아버지였다가
말도 안되는 네 살박이였다가 오가는 거리가 멀긴 하지만...

자는 곳도 개인 공간이 없지요,
좋아하는 아메리칸푸드와 고기 없지요,
찾는 정크푸드 없지요,
물꼬 아이들은 때로 너무나 정적인 작업을 하고 있지요,
뙤약볕 아래 하는 일은 힘깨나 들지요,
화장실은 냄새 고약도 하지요,
아이들과 말이 안통할 때도 허다하지요,
힘이 참 들기도 할텐데
그래도 잘 살아가고 있답니다,
고맙지요,
아주 농담도 해대면서.
"이번 주말엔 아이들 부모님들 모임이 있어."
"와, 그러면 우리 부모님도 미국에서 오시겠네."

그에게 정녕 그리운 시간으로 남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아직 남은 날 많지요마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6554 6월 15일, 당신의 밥상은 믿을만 한가요 옥영경 2004-06-20 2206
6553 계자 열 하루째 1월 15일 나무날 옥영경 2004-01-16 2205
6552 2005.11.8.불날. 맑음 / 부담스럽다가 무슨 뜻이예요? 옥영경 2005-11-10 2204
6551 100 계자 여는 날, 1월 3일 달날 싸락눈 내릴 듯 말 듯 옥영경 2005-01-04 2204
6550 5월 31일, 권유선샘 들어오다 옥영경 2004-06-04 2203
6549 6월 11일 쇠날, 숲에서 논에서 강당에서 옥영경 2004-06-11 2202
6548 계자 일곱쨋날 1월 11일 옥영경 2004-01-12 2200
6547 영동 봄길 첫 날, 2월 25일 옥영경 2004-02-28 2195
6546 120 계자 이튿날, 2007. 8. 6.달날. 비 내리다 갬 옥영경 2007-08-16 2192
6545 2011. 6. 1.물날. 비 / MBC 살맛나는세상 옥영경 2011-06-14 2182
6544 9월 빈들모임(2019. 9.28~29) 갈무리글 옥영경 2019-10-31 2181
6543 3월 1일 나들이 옥영경 2004-03-04 2181
6542 옥천 이원 묘목축제, 3월 12일 옥영경 2004-03-14 2175
6541 계자 둘쨋날 1월 6일 옥영경 2004-01-07 2175
6540 5월 15일 부산 출장 옥영경 2004-05-21 2172
6539 120 계자 여는 날, 2007. 8. 5.해날. 비 추적이다 옥영경 2007-08-16 2158
6538 계자 세쨋날 1월 7일 옥영경 2004-01-08 2155
6537 2월 29일 박문남님 다녀가시다 옥영경 2004-03-04 2153
6536 2009. 5. 9.흙날. 맑음 / 봄학기 산오름 옥영경 2009-05-16 2152
6535 2008. 2.23. 흙날. 바람 / 魚變成龍(어변성룡) 옥영경 2008-03-08 2147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