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함없이 고요하게 바라보고 몸을 다루고
흙을 다루고 매화도 그리고
에어로빅에 검도도 하고
(아, 김기석샘이 검도복과 죽도도 다 챙겨오셨더랍니다
그러니까, 우리를 주신 게지요)
일어도 하고 영어도 하고 손말도 하고
비 오는 바람에 장구 매고 강당에서 궁채 노래 열채 노래도 하고...
빼놓을 수 없는, 스스로 공부도 온 마을을 헤매며 신나게들 했지요.
무엇보다 비오는 숲을 탐험하러 길도 없는 산을 오른
쇠날의 '숲에서'는 긁힌 자국 물린 자국이
승리한 자의 미소처럼 번들거렸습니다.
보건소에서 키 몸무게도 재고 당검사도 해보고.
여전히
논에선 피뽑고 밭에선 김을 맸지요.
물꼬 자존심이 굶으면 굶었지 사다 주는 부모님 쌀 안 먹겠다했더니
저들 마음이 더 바빠 논으로 밭으로 몰려다녔답니다.
우리 애들 없었음 이 농사 우예 다 지었을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