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계자 준비 원활하라고 볕이 짱짱합니다.

올 여름 마지막 계자 미리모임이 저녁 7시를 좀 넘겨 있습니다.

이번 일정은 아이들이 적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꼭 수월하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어쩌면 개별이 특성이 더 많이 드러나 힘이 들 수도 있을 겝니다.

혼자 살아도 한 살림이란 말처럼

적은 규모여도 챙길 것은 다 챙겨야 하지요.

새끼일꾼 경이가 더 남기로 했고,

지난 일정의 새끼일꾼 광주 선영이 다른 동생들을 데리고 다시 오기로 했고,

첫 일정을 하고 떠났던 휘령샘이 예정에 없이 붙기로 했으며,

주원이가 계자 자리 잡는 앞 두어 날을 더 손 보태고 떠나기로,

그리고 이름을 보는 순간 우리 모두를 마음 든든케 하는 새끼일꾼 인영이 함께 했습니다.

거기에 첫 일정 하고 갔던 새끼일꾼 연규가 다시 붙고,

청소년계자를 하고 갔던 서인이 더해집니다.

아, 새끼일꾼 수현이가 중간에 며칠을 손 보태러도 올 것이네요.

지난 계자의 다정샘 세호샘 승훈샘과 같은 예술교육 동아리에서

소정샘과 지용샘이 합류했고,

제대를 하고 복학을 기다리며

친구 무열이 초등 때부터 10년 넘게 맺은 인연이 어떤 곳인지 궁금했다는 혁샘,

낼 아이들 오는 편에 같이 올 혁샘과 무열샘의 동기 주영샘,

스물 가까운 어른들이(새끼일꾼포함) 이렇게 모여

언제나처럼 또 물꼬의 기적을 만들 참입니다.

 

제대하고 돌아온,

아이들이 젤 그리워하던, 샘들은 그보다 더하면 더했지 못하지 않았던 무열샘,

이번 계자 전체 축을 잡을 그가 갑자기 초기에 부재하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희중샘이 이번 계자를 내리 가기로 결정했네요.

미안하고 고맙습니다.

무열샘의 부재는 운지샘 모친상 때문입니다.

십년도 더 전에 여기서 만나 이태 전부터 연인이 된 그들입니다.

신현희님, 그예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물꼬의 오랜 논두렁이었고, 학부모였지요.

초등학교 2년이었던 운지가 자라 새끼일꾼으로 품앗이일꾼으로 오고 있었습니다.

그 세대의 품앗이일꾼들 소희샘이며 재신샘이며 수민샘이며

다들 원주로 문상을 갔지요,

물꼬대신으로도 갔습니다.깊은 연들입니다.

삼년 전 마지막으로 뵈었군요.

그리 가시고 또 누군가 이 지상으로 왔을 것입니다.

명복을 빕니다.

 

이번은 또 다른 실험의 장입니다,

계자가 매순간 그러하였듯이.

어른 가운데 아스퍼거장애인이 함께 합니다.

여태 아이들만의 장애통합이었지요.

또 어떤 날들이 될지요,

우리들에게 어떤 의미일지요...

 

앞 일정의 밥바라지 무범샘이 아침에 한나와 떠나고,

지난 계자 호되게 앓은 날 뒤로

마지막 끼니까지 죽을 챙겨주어 호사를 누리게 해주셨던 지은샘도 가고,

경희샘이 밥바라지를 이어갑니다.

십년을 넘어 된 인연으로 간간이 공부하는 일로, 혹은 미용자원봉사로 이어온 끈이지요.

(나무날에 떠날 경희샘입니다.

불날부터 장혜숙엄마가 합류하여 쇠날까지 부엌을 끌기로 합니다.

가운데 사흘은 두 분이 함께 하고

앞 뒤 홀로 계신 날들엔 샘들 가운데서 밥바라지 도움꾼이 하나씩 붙기로 하지요.)

그런데, 경희샘, 내 살림같이 부엌을 이 늦은 시각까지 대대적으로 뒤집고 있습니다.

‘무식한 울어머니’, 그래서 사람은 새겨(사귀어)봐야 안다셨던가요.

정익형이 생각났지요,

어느 해 여름 최고의 정리된 부엌을 우리들에게 보여주던,

바닥에 윤이 나 파리도 미끄러지게 했던.

“아무것도 할 줄 모른다, 그저 밥 때나 잘 챙겨주면 되지요?”

그러던 경희샘이었습니다.

헌데 나이, 그거 그냥 가는 세월이 아닙디다.

쉰(50), 감동이었지요.

대신 곁에서 도운 샘들은 고생 좀 했습니다요.

게다 아직 수돗물이 원활하지 않아

청소로 쓰인 물이 어마어마하였으니 물을 긷거나 받는데 혼쭐들이 났을 밖에요.

불날에야 수도공사를 하게 되었네요.

공사 일정이 혹 길어지더라도

물을 먼저 쓸 수 있도록 조처하겠다는 연락이 있었습니다.

본관 현관 앞에도 아주 커다란 들통을 준비하고 물을 받아

씻는 일이 원활하도록 해두었습니다.

관을 연결하여 물을 받기도 하고

그 물 쫄쫄거릴 땐 마당을 가로질러 사택 간장집에서 물을 길어오기도 하고 있습니다.

이러면 또 이런 대로 방법을 찾으며 아이들과 이 산골의 여러 날을 살아낼 것입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1914 2006.1.27.쇠날. 맑음 옥영경 2006-01-31 1172
1913 2007. 5. 3.나무날. 맑음 옥영경 2007-05-21 1172
1912 2007. 6. 9.흙날. 맑음 옥영경 2007-06-22 1173
1911 2012. 4.23.달날. 흐리고 바람 옥영경 2012-04-30 1173
1910 2007.10. 1.달날. 먹구름 지나다 옥영경 2007-10-13 1174
1909 2008. 3. 4.불날. 흐려지는 하늘 옥영경 2008-03-23 1174
1908 2006.4.17.달날. 맑음 옥영경 2006-04-21 1175
1907 2006.4.28.쇠날. 맑음 옥영경 2006-05-09 1176
1906 2012. 4.22.해날. 갬 옥영경 2012-04-30 1176
1905 2009. 3. 5.나무날. 비 / 경칩 옥영경 2009-03-17 1177
1904 2006.12. 6.물날. 흐릿 옥영경 2006-12-11 1178
1903 2007. 3.20.불날. 맑음 옥영경 2007-04-06 1178
1902 2010. 2. 8.달날. 비에 젖다 옥영경 2010-02-22 1178
1901 2012. 2.13.달날. 눈 내리다 흐림 옥영경 2012-02-24 1178
1900 2006.5.6.흙날. 비 / 미용교실 옥영경 2006-05-11 1179
1899 2006. 9.23.흙날. 높은 하늘 옥영경 2006-09-26 1179
1898 2006.12. 8.쇠날. 흐림 옥영경 2006-12-11 1179
1897 2007. 6.14.나무날. 비 옥영경 2007-06-28 1180
1896 2008. 6.14.흙날. 맑음 옥영경 2008-07-06 1180
1895 2009. 5. 1.쇠날. 햇살 따갑고 옥영경 2009-05-12 1180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