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달빛엔 꽃가지도 휘이겠구나!"

달 보시고 어머니가 한마디 하면

대수풀에 올빼미도 덩달아 웃고

달님도 소리내어 깔깔거렸네.

달님도 소리내어 깔깔거렸네.

 

;미당의 ‘추석 전날 달밤에 송편 빚을 때’ 가운데서

 

 

그런데, 꽃가지가 휘는 미당의 달빛보다

정소슬의 ‘도시의 추석’이 마음을 더 잡아채는 올해입니다.

‘여기서 30년 살았으니/이제 여기가 고향이제!’ 싶어도

고향 찾아 떠난 김씨 뒤로

‘집 팔고 논 팔고/광 속의 종자씨까지 모조리 훑어왔다던’

홀린 듯 훌훌 나서던 이씨 뒤로

‘회한이 번지는/회색 지붕 위엔/달마저/어느 놈이 챙겨 가버리고 없다.’던 그 추석 말입니다,

어려운 시절이라 하나 어김없이 한가위 코앞에 왔습니다,

긴 비 끝이라, 늦더위 기세 높았던 뒤라

반가움이야 더하지요만.

 

명절을 물꼬에서 보내는 분들이 계시지요.

고향 오가며 들리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그 즈음 방문을 신청하는 분들도 더러 있으시지요.

헌데, 올 한가위는 이곳 사정이 여의치 않아

다녀가시기 어렵겠습니다.

죄송합니다.

9월 빈들모임(23일~25일)이나 다른 날에 걸음하시옵기.

특히 상담을 목적으로 하시는 분들은

9월 26일 이후 가능하겠습니다.

 

마음이야 왜 풍성치 못하겠는지요.

마음이라도 둥근달 채우지 못할 까닭 없지요.

환하소서, 풍요로우소서.

늘 고맙습니다.

 

 

2011년 9월 5일 달날

자유학교 물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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