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안내라 이름 붙여놓으니 무언가 하시겠지요...

 

아시다시피 여름과 겨울의 긴 계절자유학교에 견주어 짧다는 뜻에서

몽당연필처럼 몽당계자라 일컫는 가을 계자가 다가옵니다.

상강(霜降) 즈음이지요.

승냥이는 산짐승을 잡고 초목은 누렇게 변하며

벌레들은 땅으로 숨어든다는 그 상강.

가을 끝자락을 잡고 마지막 열매들을 거두고

물꼬의 일상 흐름을 따라 공부하고 일하고 쉬고 놀고 그리고 명상하는 사흘이지요.

혹 지쳤던 마음이걸랑 다 부려놓으면

가던 가을볕이 잠시 돌아서서 잘 털어 말려도 줄 테니

그리 가을날 모여보자 했더랬습니다.

그리하여 고구마도 캐고 돼지감자도 파고 감도 따서 깎아 곶감으로 걸고,

물꼬의 모진 겨울을 위해 연탄을 날망에 올리기도 하였지요.

 

이번 해에는 10월 21일 쇠날부터 23일 해날, 2박3일로 잡혀있는 일정이었습니다.

그런데, 두어 해전부터 물꼬에서도 여행프로그램들이 있으면 좋겠다는,

오래 물꼬를 드나든 아이들의 강력한 요구가 있어 왔더랬지요.

인도, 터키, 티벳과 네팔, 실크로드로 떠나는 여행들이 부쩍 흔해져

이미 다녀온 아이들도 심심찮게 있었습니다.

이왕이면 그런 여행 물꼬랑 하고 싶다 했지요.

고민해본다 하였습니다.

그 끝에 예전 물꼬 서울학교가 있었을 무렵 하던 ‘들공부’가 생각났습니다,

주제를 가지고 움직이던 대개 하루나들이였지요,

흔한 여행 대열에 물꼬까지 가세할 게 아니라

물꼬가 잘 할 수 있는 것들을 나누면 어떨까 싶은 생각을 하던 차에.

 

10월 23일 해날 ‘서울’에서 모여 보는 건 어떨까요?

(다른 땐 또 다른 지역에서 모일 수 있겠지요)

어른도 함께 말입니다.

규모는 스물 정도 생각해봅니다.

아침에 만나 어둡기 전에 헤어지는 거지요.

산성을 걸을 수도 있을 테고, 북촌을 돌 수도 있을 것이며,

박물관이나 미술관, 혹은 연극을 보거나 음악회를 갈 수도 있겠지요.

대략 그런 그림을 생각해봅니다.

 

참, 몽당계자의 참가 자격이 '계자 경험이 있는 4학년 이상'이었지요.

'계자 경험이 있는'은 그대로 유지하는 게 좋겠습니다.

하지만 학년은 변동이 있을 수도 있을 듯합니다. 

 

곧 소식 올리지요.

어딘들 그렇지 않을까만 빛나는 가을볕 계신 곳에서도 넉넉하옵기...

 

2011년 9월 26일 달날

자유학교 물꼬 절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후원] 논두렁에 콩 심는 사람들 [13] 관리자 2009-06-27 33934
공지 긴 글 · 1 - 책 <내 삶은 내가 살게 네 삶은 네가 살아>(한울림, 2019) file 물꼬 2019-10-01 17380
공지 [긴 글] 책 <모든 사람의 인생에는 저마다의 안나푸르나가 있다>(옥영경/도서출판 공명, 2020) file 물꼬 2020-06-01 15425
공지 [펌] 산 속 교사, 히말라야 산군 가장 높은 곳을 오르다 image 물꼬 2020-06-08 14923
공지 [8.12] 신간 <다시 학교를 읽다>(한울림, 2021) 물꼬 2021-07-31 14769
공지 2020학년도부터 활동한 사진은... 물꼬 2022-04-13 14454
공지 물꼬 머물기(물꼬 stay)’와 ‘집중수행’을 가릅니다 물꼬 2022-04-14 14512
공지 2022 세종도서(옛 문화체육관광부 우수도서) 선정-<다시 학교를 읽다>(옥영경 / 한울림, 2021) 물꼬 2022-09-30 13420
공지 [12.27] 신간 《납작하지 않은 세상, 자유롭거나 불편하거나》 (한울림, 2022) 물꼬 2022-12-30 11648
공지 2024학년도 한해살이;학사일정 (2024.3 ~ 2025.2) 물꼬 2024-02-12 3876
825 서울에서 오시는 계절자유학교 참가자에게 자유학교물꼬 2006-04-26 2847
824 2013 여름 계절자유학교(계자) file 물꼬 2013-06-21 2846
823 2011, 11월 빈들모임 file [1] 물꼬 2011-11-14 2843
822 여름과 겨울에만 계절학교를 엽니다! 물꼬 2007-10-14 2843
821 약속한 2004년을 맞습니다. 신상범 2004-03-02 2826
820 2007 봄, 백열여덟 번째 계절 자유학교 file 자유학교물꼬 2007-04-26 2818
819 홍명보축구교실 봄나들이(5/4~5/5) 물꼬 2008-05-03 2813
818 "봄 밤, 꽃피는 밤" 2005 찾아가는 가족콘서트 안내 file 옥영경 2005-05-02 2807
817 2020학년도 겨울 계자 자원봉사 file 물꼬 2020-12-01 2795
816 07겨울, 백스물네번째 계절 자유학교 참가자분들께 물꼬생태공동체 2008-01-08 2791
815 포도즙이며 유기농 농산물 팝니다! 물꼬 2007-09-30 2785
814 민들레에 한 요구(민들레 43호를 읽고) file 신상범 2006-03-02 2774
813 달골 아이들집 공사사진입니다. image 자유학교물꼬 2005-12-29 2770
812 [빨간불] 여름계자(초등 / 청소년) 일정 변경! 물꼬 2020-07-03 2767
811 2010, 10월 몽당계자 - "오카리나에 가을을 매달고" file 물꼬 2010-09-22 2752
810 미리 방문을 원하시는 분들께 물꼬 2008-06-22 2745
809 2011 겨울 계자에 함께 할 '자원봉사자'들을 기다립니다! file 물꼬 2011-11-28 2724
808 [2013년 3월] 물꼬 누리집 접속 통계 imagefile 관리자 2013-04-12 2723
807 2월 어른의 학교 사진 물꼬 2019-04-01 2712
806 날리는 살구꽃잎 위에 앉은 아이들 - <자유학교물꼬> 두 돌잔치 자유학교물꼬 2006-04-03 2710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