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9.27.불날. 맑음

조회 수 1023 추천 수 0 2011.10.12 10:43:55

 

김대규의 시 한 편을 읽었습니다.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지면 가을이다

 떠나지는 않아도 황혼마다 돌아오면 가을이다

 

 사람이 보고 싶어지면 가을이다

 편지를 부치지 나갔다가

 집에 돌아와 보니 주머니에 그대로 있으면 가을이다’

 ; ‘가을의 노래’ 가운데서

 

소사아저씨는 고래방 앞 은행나무 둘레 잡초를 정리합니다.

서서히 은행을 털 준비를 하는 거지요,

권총도 없이, 하하.

고래방 뒤란도 은행나무 주위로 풀을 정리하지요.

마을은 들깨를 털고 고구마들을 캡니다.

우리도 곧 할 것이지요.

 

빈들모임에서 만든 사과잼을 이곳저곳 나누고 있습니다.

같이 만들었던 이들과도 그 가족 수를 살펴 나누고,

오늘은 붓글을 쓰려가는 아이 편에

고래방 바닥을 손봐주셨던 안명헌샘께도 보냅니다.

아직 보내지 못한 것들에도 잊지 않도록 이름표를 붙여둡니다.

 

한참을 소식 없던 논두렁인 선배가 있습니다,

지난날, 두 역참(驛站) 사이의 거리를 일컫던 말인 그 한참이란 뜻대로.

한 과학연구소에 근무하는 그니가 한밤에 보내온 문자는

어느 때보다 길었습니다.

엄청난 일에 말려들어 그럭저럭 해결은 하였으나

(그것이 개인의 일인지 정부쪽일인지는 잘 모르겠는)

아직도 수억의 돈이 들어야 해서 정신이 없다는 소식입니다.

몇 선배들을 통해 언론이 전해주는 것과 다른

이 땅의 얼토당토 않은 행태를 전해 듣고는 해왔습니다.

정부에서 기이는 일들이 얼마나 많은지요,

그 안에서 그 일에 복무하는 이들은 또 얼마나 애를 끓일지요.

아, 저마다들 그리 살아갑니다.

“...처리되면 맥주한잔 하자!”

그 맥주를 기다립니다.

그저 기원만이 겨우 생각해낼 수 있는 도움입니다.

 

아이들에게 티벳관련 책들을 돌리고 있습니다.

다행히 좋은 어린이 책 몇을 발견했습니다.

두루 읽히지요.

언론의 외면으로 그 나라가 겪는 고통을 아이들이 만날 일이 드뭅니다.

어디 아이들만 그런가요.

티벳의 문화 역시 그러합니다.

천년을 지켜온 그들의 평화가 오늘 이 지구 위에서 얼마나 귀한지

이 분쟁의 날들에 우리는 잘 돌아봐야 할 것입니다.

숱한 기술 발달로 아주 소소한 생활 구석까지 생활의 기능이 높아졌다 하나

‘우주에서 우리가 차지하는 위치와 우리 자신에 대한 이해가 동반되지 않는다면’

그것을 어찌 발전이라 부를 수 있을까요.

이런 문제에 대해 고민하지 않는다면

어찌 그것을 진보라 할 수 있을지요.

우리의 영적성장을 위해서도 도저한 티벳에 대한 이해,

나아가 지지와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자연히 중국의 도차지 행태에 대해서도 규탄이 있어야겠지요.)

FREE TIB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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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9월 27일 불날.따스함 / <티벳이야기>

 

  오늘 <티벳이야기>라는 책을 읽었다. 이 책을 읽으니 단순히 ‘달라이라마’ 정도로만 알고 있었던 티벳에 대해 많은 것을 알 수 있었다.

  티베트는 원숭이와 마녀가 결혼해 낳은 아이들로 시작됐다고 한다.(진화론 전에 원숭이가 인간으로 진화했음을 암시하는 대목이 있어 눈길을 끈다.)

  티벳은 중앙아시아에 위치해서 이런저런 나라들에게 많이 치여 왔다. 그러면서 불교를 받아들이고, 평화를 유지하려 하였다. 그리하여 몽골조차 지혜의 바다라는 뜻의 ‘달라이’라는 칭호를 선사하고, 불교를 받아들인다.

  너무나(지나치게?) 평화를 유지해서 군사와 개혁에 둔했던 것 때문에 티벳은 결국 중국에 합병당했다. 그러나 정신만은 살아서 아직도 세계의 평화의 대변자로 티벳은 남아있다.

  티벳은 왕위가 계승되는 국가가 아니다. 왕을 민간에서 선출했고, 그만큼 문화가 강하고, 왕권이 약한 나라가 됐다. 그러나 티벳의 문화를 지켰기에 아직 티벳이 남아있는 것이다.

  티벳 사람들은 ‘업보’를 중요시하여, 재산을 멀리하고, 작은 일에도 행복해하고, 자기를 갈고 닦고 수련하는 사람들이었다. 평화를 사랑하고, 분쟁이 없고, 사람들이 순한 티벳은 진정한 유토피아가 아니였나 싶다.

  (엄마가 뭘 좀 해달라고 재촉해서 대충 썼다.)

  어쨌든 티벳이 빨리 독립하고, 14대 달라이 라마가 다시 평화의 나라를 만들었으면 좋겠다.

  (나중에 다시 제대로 서평을 쓰려고 한다.)

 

(열네 살, 류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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