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8일, 숲 속에 차린 밥상

조회 수 3672 추천 수 0 2004.06.20 01:58:00

아이들이랑 눅눅한 숲에 갔을 땐데요,
잎들은 아직 비를 머금고
길도 축축했더라지요.
날은 땀나지 않을 만치 덥고
숲은 위험하지 않을 만치 우거져있었더이다.
아이들이 식탁을 차렸지요.
갖가지 잎으로 그릇부터 마련하고
숟가락 젓가락부터 상에 올렸습니다.
국수가락에 고명도 얹고
달걀도 부치고
잡곡밥에 김치도 통으로 놓고
아, 하늘나리로 장식하는 것도 잊지 않았지요.
후식으로는 나리꽃 봉오리를 벗겨 바나나로 내놓았습니다.
큰 형아 성학이부터 젓가락질을 하고
모두 맛나다 맛나다 야단입니다.
온 마을이, 온 산이, 장난감으로 넘쳐납니다.
날마다의 경이가
날마다의 우리 삶 속으로 걸어 들어오고...
우주 창조력에 우리 존재 또한 관여하고 있음을
오늘도 이 숲에서 자연스레 깨닫는다지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6474 2020. 6.24.물날. 비 / 장마 시작 옥영경 2020-08-13 302
6473 2020. 7. 8.물날. 갬 옥영경 2020-08-13 302
6472 2021. 5.10.달날. 비 옥영경 2021-06-14 302
6471 2022.10. 9.해날. 비 옥영경 2022-11-03 302
6470 2022.10.10.달날. 비바람 옥영경 2022-11-03 302
6469 2024. 1.18.나무날. 비 옥영경 2024-01-29 302
6468 2024. 1.22.달날. 맑음 / 포트락 옥영경 2024-02-07 302
6467 2024. 3. 7.나무날. 맑음 옥영경 2024-03-28 302
6466 2020. 5.13.물날. 맑음 옥영경 2020-08-08 303
6465 2020. 5.27.물날. 맑음 / 등교개학 옥영경 2020-08-12 303
6464 2020. 7. 5.해날. 흐린 속에 안타까운 듯 두어 방울 비 옥영경 2020-08-13 303
6463 2022. 7.15.쇠날. 가끔 먹구름 옥영경 2022-08-04 303
6462 2022. 9.26.달날. 조금 흐림 옥영경 2022-10-10 303
6461 2023. 7. 7.쇠날. 비 옥영경 2023-08-02 303
6460 2023. 7.13.나무날. 비 옥영경 2023-08-03 303
6459 2024. 1.16.불날. 맑음 옥영경 2024-01-29 303
6458 2024. 4. 5.쇠날. 맑음 옥영경 2024-04-23 303
6457 2020. 5. 5.불날. 비 옥영경 2020-08-07 304
6456 2020. 7.10.쇠날. 비 내리다 갬 옥영경 2020-08-13 304
6455 2021.10.25.달날. 맑음 옥영경 2021-12-15 304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