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8일, 숲 속에 차린 밥상

조회 수 3709 추천 수 0 2004.06.20 01:58:00

아이들이랑 눅눅한 숲에 갔을 땐데요,
잎들은 아직 비를 머금고
길도 축축했더라지요.
날은 땀나지 않을 만치 덥고
숲은 위험하지 않을 만치 우거져있었더이다.
아이들이 식탁을 차렸지요.
갖가지 잎으로 그릇부터 마련하고
숟가락 젓가락부터 상에 올렸습니다.
국수가락에 고명도 얹고
달걀도 부치고
잡곡밥에 김치도 통으로 놓고
아, 하늘나리로 장식하는 것도 잊지 않았지요.
후식으로는 나리꽃 봉오리를 벗겨 바나나로 내놓았습니다.
큰 형아 성학이부터 젓가락질을 하고
모두 맛나다 맛나다 야단입니다.
온 마을이, 온 산이, 장난감으로 넘쳐납니다.
날마다의 경이가
날마다의 우리 삶 속으로 걸어 들어오고...
우주 창조력에 우리 존재 또한 관여하고 있음을
오늘도 이 숲에서 자연스레 깨닫는다지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6494 2020. 6.25.나무날. 흐리고 간간이 비 옥영경 2020-08-13 312
6493 2020. 6.30.불날. 장맛비 옥영경 2020-08-13 312
6492 2020. 7.11.흙날. 옥영경 2020-08-13 312
6491 2020. 7.29.물날. 창대비 옥영경 2020-08-13 312
6490 2022.10.16.해날. 회색 구름 옥영경 2022-11-05 312
6489 2022.11. 1.불날. 맑음 옥영경 2022-11-28 312
6488 2022.11.20.해날. 맑음 옥영경 2022-12-16 312
6487 2023. 2. 6.달날. 맑음 옥영경 2023-03-06 312
6486 2023. 2.21.불날. 맑음 옥영경 2023-03-17 312
6485 2023. 2.27.달날. 맑음 옥영경 2023-03-21 312
6484 2023. 3.26.해날. 맑음 옥영경 2023-04-18 312
6483 2023. 5.10.물날. 맑음 옥영경 2023-06-13 312
6482 2020. 5.13.물날. 맑음 옥영경 2020-08-08 313
6481 2020. 5.12.불날. 바람 많고 맑은 옥영경 2020-08-08 313
6480 2020. 6. 7.해날. 바람, 더우나 그늘도 / 주말은 주말을 살고 옥영경 2020-08-13 313
6479 2020. 7. 8.물날. 갬 옥영경 2020-08-13 313
6478 2020. 7.22.물날. 오후 잠깐 갬 옥영경 2020-08-13 313
6477 2021. 4.18.해날. 맑음 / 이레 단식수행 닫는 날 옥영경 2021-05-14 313
6476 2021. 7.22.나무날. 살짝 그늘진 오후 옥영경 2021-08-09 313
6475 2021.10. 9~10.흙~해날. 갠 아침이었으나 흐린 오후. 이튿날 역시 옥영경 2021-12-08 313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