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8일, 숲 속에 차린 밥상

조회 수 3746 추천 수 0 2004.06.20 01:58:00

아이들이랑 눅눅한 숲에 갔을 땐데요,
잎들은 아직 비를 머금고
길도 축축했더라지요.
날은 땀나지 않을 만치 덥고
숲은 위험하지 않을 만치 우거져있었더이다.
아이들이 식탁을 차렸지요.
갖가지 잎으로 그릇부터 마련하고
숟가락 젓가락부터 상에 올렸습니다.
국수가락에 고명도 얹고
달걀도 부치고
잡곡밥에 김치도 통으로 놓고
아, 하늘나리로 장식하는 것도 잊지 않았지요.
후식으로는 나리꽃 봉오리를 벗겨 바나나로 내놓았습니다.
큰 형아 성학이부터 젓가락질을 하고
모두 맛나다 맛나다 야단입니다.
온 마을이, 온 산이, 장난감으로 넘쳐납니다.
날마다의 경이가
날마다의 우리 삶 속으로 걸어 들어오고...
우주 창조력에 우리 존재 또한 관여하고 있음을
오늘도 이 숲에서 자연스레 깨닫는다지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6574 2022.12.12.달날. 맑음 옥영경 2023-01-06 318
6573 2023. 1.30.달날. 맑음 / 경옥고 첫날 옥영경 2023-03-03 318
6572 2023. 2.11.흙날. 흐림 옥영경 2023-03-09 318
6571 2020. 5.13.물날. 맑음 옥영경 2020-08-08 319
6570 2020. 6. 7.해날. 바람, 더우나 그늘도 / 주말은 주말을 살고 옥영경 2020-08-13 319
6569 2021. 5. 7.쇠날. 맑음 옥영경 2021-06-09 319
6568 2021. 5.15.흙날. 갬 옥영경 2021-06-18 319
6567 2021.10. 9~10.흙~해날. 갠 아침이었으나 흐린 오후. 이튿날 역시 옥영경 2021-12-08 319
6566 2022.10.16.해날. 회색 구름 옥영경 2022-11-05 319
6565 2022.10.19.물날. 맑음 옥영경 2022-11-11 319
6564 2022.12. 8.나무날. 볕도 좋고 푹한 옥영경 2022-12-29 319
6563 2023. 3.15.물날. 바람 / 황태덕장 옥영경 2023-04-04 319
6562 2020. 5.16.흙날. 갬 옥영경 2020-08-10 320
6561 2020. 6.16.불날. 맑음 옥영경 2020-08-13 320
6560 2021. 7. 9.쇠날. 갬 옥영경 2021-08-06 320
6559 2021. 7.13.불날. 맑음 옥영경 2021-08-08 320
6558 2021. 7.22.나무날. 살짝 그늘진 오후 옥영경 2021-08-09 320
6557 2021. 9. 7.불날. 비 오다가다 옥영경 2021-10-28 320
6556 2022. 7.22.쇠날. 오후 비 옥영경 2022-08-06 320
6555 2022. 9. 6.불날. 비 긋다 옥영경 2022-09-28 320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