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8일, 숲 속에 차린 밥상

조회 수 3661 추천 수 0 2004.06.20 01:58:00

아이들이랑 눅눅한 숲에 갔을 땐데요,
잎들은 아직 비를 머금고
길도 축축했더라지요.
날은 땀나지 않을 만치 덥고
숲은 위험하지 않을 만치 우거져있었더이다.
아이들이 식탁을 차렸지요.
갖가지 잎으로 그릇부터 마련하고
숟가락 젓가락부터 상에 올렸습니다.
국수가락에 고명도 얹고
달걀도 부치고
잡곡밥에 김치도 통으로 놓고
아, 하늘나리로 장식하는 것도 잊지 않았지요.
후식으로는 나리꽃 봉오리를 벗겨 바나나로 내놓았습니다.
큰 형아 성학이부터 젓가락질을 하고
모두 맛나다 맛나다 야단입니다.
온 마을이, 온 산이, 장난감으로 넘쳐납니다.
날마다의 경이가
날마다의 우리 삶 속으로 걸어 들어오고...
우주 창조력에 우리 존재 또한 관여하고 있음을
오늘도 이 숲에서 자연스레 깨닫는다지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6534 3월 15일주, 꽃밭 단장 옥영경 2004-03-24 2060
6533 2월 9-10일 옥영경 2004-02-12 2060
6532 125 계자 닫는 날, 2008. 8. 1.쇠날. 맑음 옥영경 2008-08-10 2057
6531 97 계자 첫날, 8월 9일 달날 옥영경 2004-08-11 2056
6530 6월 2일 나무날 여우비 오락가락 옥영경 2005-06-04 2055
6529 126 계자 나흗날, 2008. 8. 6.물날. 맑음 옥영경 2008-08-24 2053
6528 3월 30일, 꽃상여 나가던 날 옥영경 2004-04-03 2053
6527 돌탑 오르기 시작하다, 3월 22일 달날부터 옥영경 2004-03-24 2053
6526 3월 8일 불날 맑음, 굴참나무 숲에서 온다는 아이들 옥영경 2005-03-10 2051
6525 작은누리, 모래실배움터; 3월 10-11일 옥영경 2004-03-14 2051
6524 계자 네쨋날 1월 8일 옥영경 2004-01-09 2051
6523 5월 4일, KBS 2TV 현장르포 제3지대 옥영경 2004-05-07 2049
6522 99 계자 이틀째, 10월 30일 흙날 맑음 옥영경 2004-10-31 2042
6521 98 계자 이틀째, 8월 17일 불날 비 오락가락 옥영경 2004-08-18 2037
6520 111계자 이틀째, 2006.8.1.불날. 계속 솟는 기온 옥영경 2006-08-02 2036
6519 4월 1일 연극 강연 가다 옥영경 2004-04-03 2032
6518 시카고에서 여쭙는 안부 옥영경 2007-07-19 2029
6517 128 계자 닫는 날, 2009. 1. 2.쇠날. 맑음. 맑음 / 아이들 갈무리글 옥영경 2009-01-08 2028
6516 마지막 합격자 발표 2월 20일 쇠날 옥영경 2004-02-23 2021
6515 129 계자 이튿날, 2009. 1. 5. 달날. 꾸물럭 옥영경 2009-01-09 2019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