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2.19.달날. 흐림

조회 수 1158 추천 수 0 2011.12.28 10:42:34

 

산마을은 햇살이 좀 퍼져야 움직일 만합니다.

해 짧으니 밥을 두 끼만 먹자 해놓고

막상 끼니가 오면 또 아쉽습니다.

오늘은 점심을 참처럼 떡을 쪄내고 배추부침개를 했네요.

열흘 가까이 헐고 부어있던 입안은 좀 나아졌습니다.

이리만 해도 살만해지니,

살아가는 일이 온갖 것에 다 끄달린다 싶습니다.

 

된장집 바깥 쓰레기통이 그득합니다.

내려오고 나면 그거 가지러 올라가게 되지는 않지요.

오늘 그예 끌고 내려옵니다.

부엌 뒤란에 두니 아이가 분리를 하였지요.

야물게 다시 손 안 가게 잘 하고 있습니다.

 

간장집 부엌에 땔감 들이기.

간장집 뒤란에 패고 쌓아두었던 장작들,

뒷간 처마 아래 쌓았던 것들을 들였지요.

겨울 한철 잘 날 겝니다.

 

늘 짓누르고 있는 일 처리하며 가기!

재정 정리를 시작했습니다,

또 닥친 계자 것까지 겹치면 일이 더 두텁게 쌓이겠기.

누가 와서 일하더라도 이어서 할 수 있도록

행정 일을 잘 처리해두자 싶지만

이게 참 안됩디다.

아주 오래 방치되어 있던 일입니다.

살림이야 빤해서 그리 복잡할 것은 없으나,

그나마 메모라도 해서, 영수증이라도 남아있어 그리 애를 쓰지 않아도 되나,

어느새 개인이 쓴 영수증들과 마구 뒤섞이고 달도 얽혀 있는 걸

아이가 차근차근 1차 정리를 하였습니다.

엑셀까지 안 해도, 정리만 되어도,

살림을 꺼내 쓰는 일이 훨 수월할 것입니다.

자신의 어깨를 누르는 게 있다면 그것부터 치우기.

 

날짜 잘 써야 한다, 정신 바짝 차리기.

자칫 일 밀릴 수도 있을 것이므로

25일 청소년계자 여는 날까지 잘 이어가기.

그래야 또 섣달 마지막 주를

겨울 계자 준비하는 일에 온전히 쓸 수 있을 테고.

구석구석 바람구멍이 어찌나 많은지,

아니 그간 우리는 그 바람구멍을 그대로 두고 겨울을 보냈더란 말인지,

그것도 아닌데 처음 보는 구멍은 또 왜 그리 곳곳인지...

 

149 계자, 규모가 적더라도 하자 해놓고

그래도 또 망설여지는 순간들 있었습니다,

너무 출혈이지 않은가 하는.

1월 1일 시작이 아무래도 부담이라며

1월 15일주로 한 주 하자고들 하지만

그 다음 주가 또 설 주간이어 그대로 강행키로 했습니다.

그렇다면 작은 규모로도 할 것인가 묻겠지요.

물꼬가 규모 때문에 행사를 도중하차 한 적은 없습니다.

어차피 임금이 나가는 구조는 아니기 때문에 가능했을 겝니다.

무엇보다 마음 내고 시간 낸 사람들이 있고,

오고자 한 아이들이 있지 않은가요.

하나인들 해야 하리, 하지요.

위기의 순간을 절묘하게 넘기며 더한 결과를 끌어낸 순간들처럼

외려 다른 계자보다 더 짱짱한 날들을 만들 힘이 나올 것입니다.

 

류옥하다 선수, 바쁜 물꼬 겨울 살림 가운데도

얼마 전 메주 쑨 이야기를 인터넷뉴스매체에 쓰더니,

오늘은 거기 편집실에서 주간지에 싣겠다는 소식 있었습니다.

이런 삶의 모습이면 충분하다 싶은데,

산골 사는 아이 가슴엔 미지의 세계가 그리울 테지요...

 

“다녀와. 그래야 편하게 자.”

사택 된장집 방 한 칸에 어미랑 같이 들어가 자며 불을 끌 참,

배가 살살 아파 온다며 뒤척이는 어미한테 아이 왈.

결국 옷 껴입고 양말 신고 외투입고 나갔다 들어옵니다.

어느새 아이한테 잔소리를 들으며 늙어갑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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