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5일, 우리 아이들의 꿈

조회 수 1501 추천 수 0 2004.07.15 00:38:00

"너는 뭐가 되고 싶니?"
소망을 품고 그것을 키워나가는 것,
얼마나 느꺼운 일이던가요.
특히 가까이 있는 아이들,
그들의 삶에 깊이 관여한 사람일수록
저것들이 커서 정말 무엇이 될까,
기대되기도 하고 바램이 궁금도 해서
우리는 자주 그런 질문을 던지지요.
그럼, 물꼬 우리 아이들의 꿈은 무엇일까요?.
도형이가 글쎄 '나는 상범샘이 될 거'랍니다.
상범샘은 좋겠지요,
세상에, 한 아이가 커서 자기처럼 되겠다 하니 말입니다.
아주 오래 전,
제 나이 서른도 되기 전의 일인데,
중학교 들어간 친구가 개인조사 뭐 그런 서류를 받은 모양인데,
거기에 세상에서 젤 존경하는 사람이 누구냐는 질문이 있었다 합니다.
그 승아가 제 이름자를 올린 얘기를
그의 부모님이 들려주셨더라지요.
낯이 붉어지기도 하고
가슴에 무어라 다 말할 길 없는 뜨거움이 이는데,
잘 살아야지,
정말 곧게 살아야지,
저를 오래도록,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곧추세우게 하는 순간이지요.
상범샘도 그랬지 않았을까요.
흐뭇한 웃음을 흘리는 상범샘 귀에
혜린이의 이어진 소리가 들렸겠지요.
"나는 희정샘!"
요리하는 사람이 된다는 말이었습니다.
그러면 도형이가 궁금해지잖아요,
왜 상범샘이 되고픈 건지?
설마 '삐꾸'(상범샘 별명)가 되고픈 건 아닐 테니.
"푸른 하늘 은하수 잘해서요."
아시지요, 그 손으로 하는 놀이 말입니다.
(아, 물론 어찌 그 까닭만이 다겠는지요)
"나는 열택샘!"
누구겠어요,
예 말할 것없이 령입니다.
농꾼이 되는 게 그의 꿈이니까요.
"나는 옥샘!"
나현이겠지요.
"나도!"
"나도!"
예, 채은이 예린입니다.
우리 학교 봉고 운전수가 된다던 류옥하다도
"나는 2대 상범샘!"
덩달아 소리칩니다.
그때 조성학선수,
무엇이 될지 첨엔 모르겠다더니 아이들의 분위기를 감지하고
"야이 노므 자슥들아!"
열택샘 흉내를 내며 물꼬 아이들 꿈의 대열에 합류했지요.
"젊은 할아버지는 없어, 꽃 가꾸고 학교 돌볼?"
령이가 얼른 받습니다.
"우리 아빠 데리고 오지요."
영양의 피라미드 집에 사는 그 분 있잖아요.
대통령도 아니고, 과학자도 아니고,
의사도 아니고, 검사도 변호사도 아니고,
아, 그 흔한 연예인도 아니고,
부엌지기, 농사꾼, 사무실 지킴꾼, 그리고 선생님입니다.
바로 이곳에서 만나는 어른들인 게지요.
가업승계란 말입니다.
자랑스런 아버지를 따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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