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가 병이 들었습니다.
논 옆에 있는 밭 말입니다.
다른 남의 밭으로 그 병이 옮아갈까 봐
우선 지금 난 놈들을 죄다 따기로 결정을 했습니다.
농사를 짓는 게 그런 거데요.
내 꺼 좀 건지겠다고 두고 보자 안하고
넘의 밭도
애쓴 그 시간들을 알기에 넘의 꺼라고만 생각할 수 없는 거요.
해건지기 시간 요가도 명상도 대신해서 아이들도 간다하였지요.
이 집 저 집 다 나눠도 설거지할 대야가 없을만큼 넘칩니다.
부엌샘이 무지 바빠졌습니다.
지고추도 만들자 하고 고추찜도 한다 하고...
저는 저대로 고추튀김이며 부침개며 해야겠다 하고...
누구보다 농사지기 열택샘이 속이 많이 끓어셨을 겝니다.
다른 것들이 실해서 위로가 됨 좋겠습니다.